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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프레임 벗어난 안철수… 이재명, ‘IT‧과학기술’ 정책연대 손내밀까

박기록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발표하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 20일 국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을 발표하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논설실장] 지난 20일 낮,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국회에서 긴급기자 회견을 자청해 대선 레이스의 ‘완주’를 선언했다. 이로써 이번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는 사실상 불발됐다.

물론 상황은 또 바뀔 수 있다. 정치인들 스스로 인정하듯 ‘정치는 생물’이라서 앞날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선거 전날인 3월8일 저녁에라도 ‘윤-안’ 후보 단일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단단히 격앙된 안철수 후보의 어조를 보면 현재로선 그러한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어보인다.

대선 레이스를 정치 공학적 관점에서 보면 언제나 흥미 진진하다. ‘제로섬 게임’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생각지도 못했던 ‘역설의 함정’이 나타나기도 한다.

‘완주’를 선언하면서 오히려 안 후보의 존재감은 높아졌다. 당장 그를 향한 러브콜이 더 강해졌기 때문이다. 단일화외에는 지지율 정체의 돌파구가 없다고 보았지만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니 한편으론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는 것이다. 단일화 결렬의 책임을 윤 후보측에 넘기고 이제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정책 연대’등을 통해 실리를 챙기고 후일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안 후보의 ‘완주’ 선언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같은날 저녁 SNS를 통해 ‘안 후보님의 고뇌에 공감한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 후보는 “양당 독점 체제는 국민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했고 제3의 선택이 불가능한 정치환경은 상대의 실패가 나의 기회가 돼 선의의 경쟁보다 발목잡기가 능사인 구체제 정치를 낳았다”다며 사실상 ‘제3 지대에 다시 서겠다’고 한 안 후보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더 나은 ‘정치 교체’가 돼야한다”며 “퇴행적 정쟁의 구체제 정치를 종식하고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 미래와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외연 확장이 더 필요한 이 후보가 안 후보와의 정책적 연대도 열어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현재로선 이 후보가 안 후보간의 정책적 연대가 가능한 부분은 ‘IT 및 과학기술’ 분야다. 물론 이번 대선에 출마한 4명의 주요 대선 후보들의 IT 및 과학기술 분야 공약이 외형적으로 대동소이하지만 ‘이-안’ 후보의 관련 공약에선 몇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안 “과학기술 통한 부국강병” - 이 “디지털 대전환이 국가 안보 전략과제”

안철수 후보는 ‘초격차 과학기술’을 통한 글로벌 기업 육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기초 과학기술을 통한 부국강병이 캐치프레이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부총리와 규제개혁처 신설 등 정부 조직부터 손보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청와대에 과학기술수석도 두겠다고 했다.

앞서 안 후보는 ‘G3 디지털경제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통해 “세계 1위 과학기술 5개만 확보하면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 5개를 보유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한국은 세계 경제 5대 강국 안에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안 후보가 1호 공약으로 내세운 ‘5·5·5 공약’이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지난 19일 블로그를 통해 방대한 분량의 ‘디지털 대전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를 총괄하기위한 ‘디지털전환책임자(CDxO)’를 임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다만 ‘디지털전환책임자’가 부총리급인지는 별도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권한을 가진 국가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측면에서는 안 후보의 전략과 유사하다.

이 후보는 “미-중 격돌은 그 본질이 기술패권 전쟁이고, 따라서 디지털 대전환 전략은 곧 국가 안보와 관련한 국가 최상위 전략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는데, 디지털 대전환을 경제의 관점이 아니라 안보의 관점까지 확대시켰다. 그러면서 6G와 양자통신 등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선점을 위한 투자를 집중하고, 전국의 국립대를 기초과학의 보루가 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일찌감치 안 후보는 자신의 전문 분야인 ‘IT 및 기초과학’ 분야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

단일화 이슈가 사라진 상황에서, 안 후보가 여러 후보들과의 정책연대를 통한 존재감 회복을 시도한다면 가장 공통분모가 많은 것은 역시 ‘IT 및 과학기술’ 분야가 꼽힌다.

아직 대선 레이스를 3주 정도 남았지만 ‘IT 및 과학기술’ 정책 공략을 둘러싼 새로운 변화가 모색될 수 있을지, 또 그것이 전체적인 대선 지지율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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