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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대선]② 이 공약, 空약 될라 : 일자리도 인재도 ‘뻥튀기’?

이종현

20대 대통령 선거가 오는 3월9일 열린다. 이에 앞서 주요 대선후보들 모두 대한민국의 비전을 담은 공약들을 하나 둘 발표하고 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미래 기반이 될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공약이다. 각 후보들이 내세우는 IT 분야 공약들은 천차만별로 갈라지고 있다. 이 가운데서는 다소 현실성이 부족해보이는 공약들도, 후보들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논란의 공약들도 있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IT로 바라보는 대선’이라는 의미를 담아 [IT’s대선] 기획을 선보인다. 각 후보들의 주요 IT 공약을 면밀히 분석하고, 총 여섯 가지의 소주제 속에서 산업별 화두를 제시한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이종현 기자] 일자리 공약은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2030세대 선택이 대선 승부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IT 및 전자 업계에서는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단순 지원자가 아닌 전문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대권 주자들은 인력 양성을 공약으로 내걸고 표심 잡기에 나선 상태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선언적 계획’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자리와 인재 문제의 시급성을 진정으로 이해한다기보다는 무조건적인 공감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실 가능성이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취업난과 인력난은 계속될 전망이다.


◆3인3색 일자리 정책…자리 생기면 누가 일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디지털·에너지·사회서비스 대전환을 통해 300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밝혔다. 50조원 규모 K-비전 펀드 등을 기업 성장을 촉진해 일자리는 만드는 환류 정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80여개 일자리 규제를 폐지하고 전일제·시간제 선택형 일자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소·중견기업 신산업 진출을 돕기 위한 장기금융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할 방침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노인과 청년 등에 국가 일자리 제공을 약속했다. 평생학습 자기계발계좌 등 지원을 통해 목표 실현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늘어난 일터에서 누가 일하는 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막연하게 일자리 몇 개를 만들어내겠다는 공약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기업에서는 특정 분야에 적합한 인재를 찾고 있다. 채용을 늘린다고 해서 아무나 뽑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주장했다. 양과 질의 무게중심이 맞아야 한다는 의미다.

일자리를 제공하게 될 기업들과의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 논리에 맞게 수요공급 균형을 조절하고 합당한 수준에서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자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전문 인력을 육성하면 기업이 자연스럽게 채용 인원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공약 /양 후보 공약집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공약 /양 후보 공약집

◆이재명·윤석열 “SW 인력 100만 양성”…실현 여부는 물음표

코로나19 국면 들면서 IT 부문이 여타 산업계를 주도하는 흐름으로 변했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발점인 셈이다. 이에 소프트웨어(SW) 개발자 등 관련 인력 수요가 급증했다. 인재 영입전이 과열되면서 억대 연봉은 당연한 수준에 이른 상태다. 산업계는 대선 후보들에 인력난 해소 방안을 요구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이를 받아들여 디지털 인재를 100만명을 양성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후보는 청소년 교육부터 대학까지 단계별 인재 육성 로드맵을 제안했다. 초등학교부터 게임·메타버스 등을 통해 디지털 체험학습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가 SW 및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비를 지원하고 현행 교육 시스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제안했다.

윤 후보는 실무인재 양성에 방점을 뒀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 간 협력을 유도하는 가운데 첨단분야 정원을 늘린다는 의도다. 해외 고급인력 유치를 활성화하고 SW 개발자 전문 비자 제도 추진 계획도 공개했다.

역시 고려할 사항은 현실성이다. SW 업계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이나 필요한 재원, 재원 마련 방안 등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의문부호를 달았다.

현 정부에서도 유사한 로드맵을 내세운 바 있다. 작년 6월 향후 5년간 SW 인력 41만명을 양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주무부처가 공들여 내놓은 안으로 사실상 정부 역량을 총동원한 최대치로 평가받는다. 100만명이라는 숫자가 막연해 보이는 이유다.

SW 업계 관계자는 “대선 후보가 SW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라면서도 “100만명이라는 수치가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세부적인 계획이 제시되지 않다 보니 아쉬운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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