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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대선] 누가 되든 ICO 허용, 국내 가상자산 시장 향방은?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오는 3월 9일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이 잇따라 공약집을 내놓은 가운데, 지지율이 가장 높은 세 후보가 모두 공약집에 가상자산공개(ICO) 허용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끈다.

이에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누가 되든 ICO 허용’이라는 여론이 퍼지면서 이미 ICO를 진행했거나 계획 중인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지율 탑3, 일제히 ‘ICO 허용’

28일 현재까지 공개된 대선 후보 공약집 내용을 종합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모두 ‘ICO 허용’ 관련 내용을 공약집에 포함했다.

이 후보는 “가상자산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겠다”며 그 방법으로 ‘ICO 허용 모색’을 제시했다. 이 후보 측은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투자자 보호 및 시장 교란 방지를 위한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ICO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ICO뿐 아니라 증권형 가상자산공개(STO) 허용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국내에서 ICO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우선 안전장치가 마련된 가상자산거래소공개(IEO, Initial Exchange Offering)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IEO는 신규 발행 코인을 거래소를 통해 첫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윤 후보 측은 “거래소가 중개인이 되어 검증 역할을 담당하므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래소는 지난해부터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제도권 안으로 들어왔으므로, 금융당국의 심사를 통과한 ‘믿을만한’ 거래소를 통해 첫 판매될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도 위험 부담이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안 후보 역시 ICO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공약집에 넣었다. 안 후보 측은 “시장 투명성과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 후 시장 논리에 기반한 자율적 ICO를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ICO 허용되면? “법인 국내로 옮기겠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정부가 ICO 금지 방침을 밝히면서 ‘ICO 금지’가 기정사실화됐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이른바 ‘김치코인’들은 서류상 싱가포르 법인이 발행한 코인들이다. 한국인 창업자들로 이루어진 국내 기업이지만 싱가포르에 법인을 하나 더 세운 뒤, 코인을 발행해 판매 또는 상장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에 실제 국내 코인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이나 경제 활성화,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효과가 모두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백서 등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채널이 모두 영어로 제작돼 국내 투자자와 코인 발행 기업 간 정보 비대칭이 심화된다는 비판도 나왔다. ICO 허용의 필요성이 높아진 배경이다.

국내에서 ICO가 허용될 경우,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코인을 발행했던 기업들 중엔 법인을 모두 국내로 옮겨오겠다는 기업이 많았다. 법인을 싱가포르에 둠으로써 새나가는 비용이 너무 많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대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한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는 “ICO가 허용되면 당연히 국내로 법인을 옮겨올 계획”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선 “세금 문제도 복잡하고, 의미 없는 증자를 해야 하는 등 부가적인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블록체인 기업 관계자도 "국내 법인으로 옮길 수 있게 되면 서류 상으로 깨끗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정리해 옮겨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ICO가 전면 허용되면 스캠(사기) 프로젝트들이 난립하는 상황도 우려되므로 공약처럼 보호 장치가 마련된 후 허용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진영 법무법인 정향 변호사는 “국내에서 ICO가 허용될 경우, 이전에 싱가포르 법인으로 ICO를 한 기업은 국내 법인으로 코인 관리처분 관련 권한을 이전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나오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은 ICO보다 일부 기관투자자에게만 선판매하는 프라이빗 세일을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ICO가 허용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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