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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과신했다간 큰 일”…심장질환 조기발견 효과 검증안돼, 美 의료계

신제인
애플워치가 심장세동 이상징후를 경고하는 화면 (출처: Apple)
애플워치가 심장세동 이상징후를 경고하는 화면 (출처: Apple)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운동량을 기록하고 분석해주는 피트니스 트래킹 기능으로 각광받아온 스마트 워치는 최근 운동보조기기를 넘어 이제는 건강관리(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사실상의 의료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스마트 워치를 통해 심박수, 혈중산소포화도, 심방세동 등 다양한 신체 정보의 측정 및 분석을 통해, 질병을 조기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궁극적으로 치료를 유도하는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애플, 구글, 삼성은 자사의 애플워치, 핏빗, 갤럭시워치가 지닌 감지 정확도를 높이고, 보다 다양한 신체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경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기존의 믿음과는 달리 스마트 워치가 심각한 질환의 조기발견과 치료에 그리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기술 전문 매체인 더 버지가 미국 LA 시다스 시나이 메디컬 센터의 정보부 공동 책임자 조쉬 페브닉(Josh Pevnick)의 연구를 인용해 "'애플워치'가 제공하는 개인적인 건강 정보가 일반적인 사용자의 건강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애플워치의 '심방세동' 측정 기능으로 이상 징후를 감지해 내더라도 전문의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버 조사에는 애플워치와 전자 진료 기록을 연결한 시다스 시나이 메디컬 센터 환자 1800여명의 데이터가 활용됐다.

◆ 진단과 치료는 별개의 문제∙∙∙결국 적절한 치료법이 없으면 ‘무용지물’

심방세동은 심방이 수축∙이완 운동을 원할히 하지 못하고 부르르 떠는 증상을 가리킨다. 심장 내 혈전이 생성되고, 뇌졸증 발병 위험도도 일반인의 5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에 심방세동 환자 중 일부는 항응고제를 처방받곤 하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는 극히 일부에 해당한다.

항응고제는 피를 묽게 해 출혈 위험성이 높은 약물이기 때문에 선별적으로 처방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부상 위험이 큰 활동적인 젊은이들에겐 거의 처방되지 않으며, 뇌졸증 발생 요인을 다수 지닌 노인들에게 주로 처방된다.

실제로 연구진은 애플워치를 착용한 사람 중 단 0.25%만이 장치로 심방세동을 발견하고 항응고제를 복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심장세동 증상을 보이더라도 현재의 의학 수준으로는 처방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즉, 일반적인 애플워치 사용자는 심방세동의 위험과 관련해 2차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그룹이 아님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를 집도한 페브닉은 "애플워치의 건강 이상신호가 비교적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불안감만 더할 수 있다"고 말하며, "치료법이 없다면 결국 무용지물"이라는 뜻을 비췄다.

그러면서 애플워치와 같은 스마트 워치가 준의료기기의 일종으로 격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기의 연구∙개발에 앞서 건강상의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상과 그 의의를 재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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