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전유물로 여겨지던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최근 4050세대가 새로운 ‘큰 손’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력 있는 중장년층이 온라인 쇼핑을 즐기기 시작한 건데요. 패션·온라인 선물하기 등 각종 분야에서 중장년층 구매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배달앱도 예외가 아닙니다. 물론 아직까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층은 2030세대이지만, 여러 배달주문 데이터를 살펴보면 4050세대 주문 비중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젊은층만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요기요를 이용한다는 게 아니라는 의미죠.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신한카드 이용 기준 지난해 주요 배달앱 4개 업체 이용 건수와 이용액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각각 206%와 240% 급증했습니다. 연령대별 이용 비중을 살펴보니 2019년 20대와 30대는 각각 전체 41%와 39%에 달했는데, 지난해엔 30%, 37%로 각각 줄었습니다.
4050세대 이용자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2019년 40대와 50대 배달앱 사용 비중은 전체 15%와 4%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24%와 7%로 증가했습니다. 월평균 1인당 이용 건수는 40대 4.4건과 50대 3.7건, 60대 3.5건으로 30대(5.0건)와 20대(4.7건)보다 낮긴 했습니다.
하지만 월 평균 건당 이용액은 거의 반대 성격을 보였죠. 60대 이상이 2만5400원으로 가장 높고, 40대(2만4700원), 50대(2만4400원), 30대(2만3100원), 20대(2만1100원) 순이었습니다. 이용 빈도가 늘수록 배달앱 ‘큰 손’으로 거듭날 확률도 높아 보입니다.
배달주문 앱 1위인 배달의민족 데이터를 살펴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1~12월 주문 데이터를 분석했는데요. 역시 주된 사용자층은 2030세대였지만 4050세대 주문 비중이 증가했습니다. 2020년 7월 기준 4050 주문 비중은 전체 중 21%를 차지했었는데, 1년이 지난 지난해 7월 기준 27%로 6%포인트 늘었습니다.
또 ‘가족계정’ 기능을 통해 부모님께 결제를 요청하거나 자녀를 대신해 결제를 해주는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가족계정으로 결제를 요청한 이용자 중 10대 비중은 21.8%, 20대는 33.9%에 달했고, 대신해 결제해준 이용자는 40대 37.5%, 50대 26.1%를 차지했습니다.
연령대별로 자주 찾는 음식에서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중장년층은 주로 어떤 음식을 시켰을까요? 우아한형제들 데이터에 따르면 10대가 마라탕을 가장 많이 주문했다면, 20대와 30대는 아메리카노를 가장 많이 주문했습니다. 40대와 50대는 모두 짜장면 주문 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전 세대가 모두 사랑한 음식은 떡볶이였습니다. 떡볶이는 전 연령대의 주문 수 5위 안에 꼽혔습니다.
통계들을 살펴보면 젊을수록 자주 주문하고 연령이 높을수록 더 많은 금액을 결제하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모바일 기기 사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중장년층이 배달앱에서도 구매력을 갖춘 신흥 고객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다양한 수요에 맞는 음식을 제공하다 보니 배달앱도 ‘없는 것이 없는’ 국민 생활 앱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