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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배달비 너무 비싸” 아파트 주민들이 배달 ‘공구’를?

이안나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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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배달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려 해도 너무 높은 배달비에 선뜻 결제를 망설이게 되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겁니다. 특히 점심·저녁시간 등 ‘피크’시간엔 평소보다 2~3배 높아진 배달비에 당황하기도 하죠.

이는 배달대행업체들이 라이더들을 확보하기 위해 배달비를 경쟁적으로 올린 탓이기도 합니다. 할증요금까지 붙게 되면 배달료만 1만원이 넘어갈 때도 있습니다. 지난해 수도권 기본 배달료는 평균 4400원이었다고 합니다. 전년(3300원)과 대비해 1년만에 30% 정도 오른 셈이죠.

이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배달비 1만원 시대 배달비 절약 방법’을 담은 글이 퍼졌습니다. 배달비 ‘더치페이’가 그 방법인데요.

한 네티즌은 “우리 아파트는 아파트 단체대화방으로 치킨이나 커피 시킬 때 뭉쳐서 시킨다”며 “배달이 오면 여러 집에서 한사람 씩 나와 자기 메뉴를 가져가고 배달비는 나눠서 낸다”고 했습니다. 가령 “7시에 치킨 드실 분”이라고 누군가 묻고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모이면 그 중 한 명이 한꺼번에 주문을 하고 배달비는 한 번만 내는 거죠. 주문자들은 각자 주문한 음식값을 ‘더치페이’ 된 배달비만 이웃에게 전달하면 되는 겁니다.

이는 마치 이커머스(e커머스)에서 ‘공동구매’를 떠올리게 합니다. 소비자들이 단체로 주문을 해 각 개인은 소량 품목이라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죠.
최근 신축 아파트나 1인 가구 등이 모인 아파트·오피스텔이 늘면서 단체 대화방이 개설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자체 커뮤니티 채널을 활용해 함께 배달을 시키는 모습입니다. 학교 기숙사 친구들이 모여서 배달 공유 플랫폼을 만들고 이런 방식으로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방법이 공유되자 소비자 다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각자 배달을 시켰을 때보다 배달비를 절약할 수 있음은 물론, 음식 배달 받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배달비가 높아질수록 이들 역시 부담을 느끼긴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죠. 주문 금액은 커지면서 배달비 부담은 적어지니 이 방법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보였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배달비와 실제 배달비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행정연구원 미래행정혁신연구실이 전국 성인남녀 2115명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 관련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이들이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배달비 최대 금액은 ‘1000원 이상~1500원 미만(23.2%)’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1500원 이상~2000원 미만(22.3%)’과 ‘1000원 미만(13.2%)’가 높았습니다.

소비자 부담이 지속되자 정부는 내달부터 배달 플랫폼별 배달비를 공표해 가격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업계에선 수시로 변하는 배달비를 어떻게 공개해야할지 난처한 입장도 보입니다. 모두가 납득 할 수 있는 적정 배달비를 형성할 수 있을지 이제 논의가 시작되는 모습이네요.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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