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데이]2016년 3월 9일 충격의 알파고. AI가 인간을 이긴날
디데이(D-Day). 사전적 의미는 중요한 작전이나 변화가 예정된 날입니다. 군사 공격 개시일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변화를 촉발하는 날. 바로 디데이입니다. <디지털데일리>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 나름 의미 있는 변화의 화두를 던졌던 역사적 디데이를 기록해 보고자 합니다. 그날의 사건이 ICT 시장에 어떠한 의미를 던졌고, 그리고 그 여파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딥마인드가 개발한 AI(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바둑 대결은 세계인 이목을 사로잡았죠. 사람과 사람이 아닌 AI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대결은 AI의 발전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리임에 틀림없었습니다.
9개 화점을 포함, 천문학적 관점에서 약 360일을 1년으로 보는 것에 기반해 총 361 곳에서 흰 돌과 백 돌이 접점을 보이며 변화무쌍한 수를 보여주는 바둑에는 우주의 원리가 숨겨져 있다고도 합니다. 이에 바둑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적 놀이로 여겨져 왔는데요
하지만,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의 총 5번에 걸친 대국을 벌였고 4대 1로 가뿐히 승리했습니다. 사람들이 AI에 경외심을 느끼는 동시에 두려움을 느낀 계기가 됐죠. 이전부터 AI는 챗봇 형태로 우리 삶에 응용이 됐었지만, 1000년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고차원적인 사고가 바탕이 돼야 하는 바둑에서 천재 기사가 패했다는 사실은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이와 같은 발전된 형태의 AI모습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1950년대 영국의 앨런 튜링이 AI관련 논문을 발표하면서부터 그 연원은 거슬러 올라갑니다. 앨런튜링은 제2차 세계대전, 독일 애니그마 암호를 해독하는 기계를 만든 사람입니다. 그는 컴퓨터 계산을 통해 구현한 지능을 정의하고, 평가하는 방법인 튜링 테스트를 통해 AI를 판별하는 방법을 제시했죠.
AI가 게임에서 사람에게 승리한 건 사실 바둑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서양 바둑이라 불리는 체스에서 체스프로그램 맥핵이 1967년 아마추어 드레이퍼스를 상대로 이긴 것이 먼저였습니다. 이미 사람들은 그때부터 AI의 지능과 인간의 지능을 비교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1970년대 말에 접어들면 AI기반 시스템이 인기를 얻게 됩니다. 예를들어 if-else 조건문을 주고, 온도나 습도 등 변수를 입력하면 알아서 값을 산출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복잡한 상황까지는 대응하지 못했지만, 단순한 상황에서는 굳이 방대한 양의 지식을 습득해서 일일이 적용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이른바 룰 베이스 시스템의 탄생으로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는 AI전문시스템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고, 컴퓨터 논리 알고리즘이 개발되는 시기였다고 볼 수 있죠.
이후 1980년대 초반이 되면서 AI추론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뉴럴 네트워크, 퍼지이론 등 이론의 기초가 확립됐죠, 상업적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개발이 시작된 것도 이 무렵입니다. 다만, 기존 룰 베이스 시스템 하에서는 일일이 모든 조건을 사람이 입력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인간의 뉴런구조를 본 떠 만든 신경망 이론이 부상하게 됩니다. 방금 설명했던 룰 베이스 방식에 더해 신경망 이론에 기반해 머신러닝과 같이 데이터를 통해 규칙을 유추하는 방식을 합친 '딥러닝'이 탄생하게 됩니다. 딥러닝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제프리 힌튼이라는 현재 구글 석학연구원이 창조했습니다. 쉽게 말해 지식을 프로그래밍하는 종전의 방식이 아니라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처럼 AI도 스스로 배우게 해야 한다는 제프리 힌튼의 생각이 만들어낸 단어였죠.
하지만, 말처럼 쉬었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AI를 이미 목격했겠죠. 생각은 좋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신경망의 깊이 등 문제로 학습과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무엇이든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이죠. 딥러닝 방식을 사용한 캐나다 토론토대의 슈퍼비전팀은 2012년 세계 최대 이미지 인식 경연대회인 ILSVRC에 출전해 유명 연구기관이 개발한 AI를 압도적 차이로 이기면서 딥러닝이 다시 한번 화려하게 주목받는 계기가 됐습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AI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나서는데요. 대표적으로 알파벳 자회사이자 영국 AI프로그램 개발 회사인 딥마인드를 2014년 구글이 약 48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이밖에 IBM, 애플 등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은 AI기반 제품을 출시하면서 딥러닝 방식의 AI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IT기업과, LG AI연구원 등에서 AI 관련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부터는 빅데이터, 그러니깐 방대한 양을 학습시켜 AI를 훈련하는 방식이 유행인데요. 구글 스위치 트랜스포머,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MT-NLG, 딥마인드 고퍼 등 초거대AI기술 등을 내놓으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내는 아직까지 해외에 비해 AI연구를 뒤쫓고 있는 수준으로 판단되는데요. 카카오와 네이버, LG가 초거대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최근 LG 초거대 AI 엑사원은 틸다를 패션디자이너로 데뷔시키며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네이버도 AI기술인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한 케어콜, 챗봇 등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의 초거대AI 코지피티로 교육과 헬스케어 등에 접목을 시도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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