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IT]⑥ SW·보안 업계 기대감↑…안철수 역할은?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제 20대 대통령선거 결과가 나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승리해 당선인이 됐다. 초박빙 속 24만표, 득표율 0.73% 차이로 신승했다. 오는 5월 10일부터 임기를 시작해 2027년 5월 9일까지 대통령직을 역임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정보기술(IT) 분야에 유화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산업계서 전달한 내용을 정책 공약에 대폭 받아들이는 데 더해 디지털경제 비전 발표에서는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 바 있다.
◆후보 시절 공약은?
윤 당선인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산업 육성을 공약했다. 대학과 연구소,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 가능한 AI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를 조성하고 정부 스스로가 시장 선도자 역할을 맡겠다고 약속했다.
또 SW 개발자에게 공정하고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도록 불공정한 관행을 혁파하겠다고도 전했다. 공공 IT 구매사업 규모를 2배 확대하고 정부 발주의 SW 연구개발 과제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국내 SW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SW 인재 100만명 양성’도 강조했다. 초·중등 내 보편적 SW 교육을 확대하고 대학에 AI·SW·데이터·반도체 등 디지털 학과를 늘려 임기 내 SW 인재를 100만명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액 국비로 지원하는 디지털 영재학교를 통해 엘리트 인재를 키우고,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디지털 인재 채용 인센티브도 늘린다.
민간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으로 공공 분야의 민간 클라우드 도입도 적극 장려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연구개발 투자 기업에는 법인세를 공제하는 등, 미래 디지털 인프라의 근간이 될 클라우드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공약했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공약도 내놨다. 국가 차원의 일원화된 사이버 대응 체계 구축, 사이버보안 인재 10만명 양성, 사이버보안 기술발전 및 기업 지원을 위한 생태계 조성 등이 그 내용이다. 또 공격과 방어 훈련을 할 수 있는 플랫폼, ‘사이버보안 훈련장’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디지털 경제 비전 발표 당시 “거대한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 디지털 사회,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다. 무역, 산업, 금융 분야 패권을 두고 경쟁을 해온 것처럼 디지털 기술을 패권을 둘러싼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IT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주안점을 둔 것은 인재 양성 및 기업 지원이다. 윤 당선인은 “디지털 경제를 이끄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디지털 인재를 충분히 양성하고, SW 인재난에 처한 기업을 위해 디지털 인재 채용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정보기술(IT) 산업 특성에 맞는 근무 환경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광범위한 공약 실현 동력 필요··· “과학기술 부총리제 부활시켜야”
관건은 실현 가능성과 의지다. 후보는 SW와 사이버보안을 비롯해 AI, 5·6세대(G) 통신, 클라우드,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광범위한 디지털 관련 공약을 쏟아냈다. 한정된 예산을 바탕으로 공약을 이행하려면 그 동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은 당선인에게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IT 관련 기능을 통합하고, 산업 발전을 진두지휘할 컨트롤 타워로서의 과학기술 부총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예산 등 실행력을 위한 권한을 줘 디지털 전환을 전면에서 이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급격한 성장을 거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활성화에 대한 공공의 역할도 부탁했다. 그는 “민간 SaaS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공시장이 적극적으로 초기시장 창출에 리더십을 보여야 할 때다. 단순히 SaaS 전환을 위한 비용 지원을 넘어 수요 예측과 인식 개선, 불필요한 행정적인 절차를 없애는 등 제도적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침체 속에서도 SW 산업은 일자리와 타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디지털 경제 패권 주도를 위해 적정한 정부 예산 확보를 통한 산업 육성 지원이 절실하다”며 “SW 산업 육성을 위한 경제적·제도적 지원이 늦어질수록 디지털 전환이 더뎌지며 이는 곧 국가경쟁력 퇴보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대통령 직속의 민관 합동 과학기술위원회를 구성, 행정보 고위직에 과학기술 전문가를 중용하겠다는 공약을 낸 바 있다. 정부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취지인데, 재차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이버 안전망 구축에도 기대감··· 안철수 역할은?
사이버보안 업계는 윤 당선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사이버보안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디지털 경제 비전 발표 당시 “최근 국가 핵심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까지 사이버공격을 받아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이버보안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강조한 것인 인재 양성이다. 정부 차원에서 초·중·고급 수준별 교육 프로그램과 공격과 방어 훈련을 할 수 있는 사이버보안 훈련장을 설립하고, 나이나 학력예 관계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전액 국비 지원의 디지털 영재교육 추진도 선언했다.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를 이뤄낸 것도 기대감을 높인 요인이다. 안 대표는 사이버보안 기업 안랩의 창업자다. 한국 사이버보안 업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이 예고됐다.
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안 대표가 맡음으로써 차기 정권에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자연히 사이버보안 영역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동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은 “사이버 범죄와의 전쟁, 랜섬웨어로부터 해방, 디지털전환 보안대응력 확보, 사이버보안 거버넌스 확립, 사이버보안을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 등을 통해 정보보호가 기본이 되는 안전한 디지털 사회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당면 과제는 국가 사이버 대응 체계 정비다. 현재 사이버보안은 영역별로 담당 기관이 나뉘어 있다. 공공은 국가정보원, 민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군은 국방부 등이다. 윤 당선인은 이를 아우르는 일원화된 체계 구축을 공약했다.
이는 현재 국회서 논의 중인 사이버안보법에 대한 답으로 이어진다. 국회에는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조태용 의원(국민의힘)이 각각 사이버안보법을 제출한 바 있다.
해당 법은 사이버안보를 위해 컨트롤타워를 정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 주체가 될 기관에 대한 불만과 사찰 내지는 IT 산업에 대한 규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등의 반대 여론에 직면한 상태다. 대선으로 논의가 정체됐는데 윤 당선인의 임기 이후 본격적인 토론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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