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V) 구매 큰 손으로 떠오른 렌터카 공룡들…“아시아 전기차에 큰 관심”
[디지털데일리 심민섭기자] 최근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양산됨에 따라 약 1000억 달러(한화 약 122조 9000억원)규모에 달하는 렌트카 시장이 '렌트카의 전동화(EV)'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고객들에게 내어주던 렌터카를 내연기관 중심 차종에서 전기차로 옮기는 것이다. '자동차 시장의 또 하나의 큰 손'인 렌터카업계가 렌트카의 전동화를 강화할 경우, 이는 당연히 전기차 제조사들에게는 든든한 수요층이 생긴다는 점에서 호재다.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렌트용 전기차가 기존 유럽과 미국산이 아닌 비교적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아시아계 자동차 제조사들로 점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내 주요 렌트카 기업의 최고경영진을 중심으로 렌트 선호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렌트카 선도기업중 하나인 유럽카(Europcar)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올리비에 발다사리는 인터뷰를 통해 “기존에는 유럽과 미국 자동차를 중심으로 운영했으나 최근 내연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전환되어가는 시기에 따라 기존 체계가 뒤섞이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제조사들의 전기차가 서구권 제조사들과 비교할만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외신은 매년 수백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구매하는 유럽의 렌트카 산업은 가급적 가성비가 좋은 낮은 가격의 자동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경쟁력이 있는 아시아 제조사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거대 렌트카기업들의 전기차에 대한 인식 전환은 최근의 일이다. 그동안 고객들이 배터리 충전에 대한 부담때문에 전기차로 렌트카를 이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배터리의 개발로 주행거리가 연장되고, 전기차 충전소의 보급이 늘어남에 따라 고객들이 인식이 바뀌게 된 것이다.
렌트카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이 전기차 렌트 산업에 뛰어들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마무리되고 이제 장거리 여행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는 지금이 전기 렌터카에 투자해야할때라는 것이다.
이미 대형 렌터카 기업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대형 렌탈회사인 허츠(Hertz)는 발 빠르게 렌트 산업 전동화(EV)에 나서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10만대의 전기차를 테슬라로부터 구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미국은 유럽에 비해 렌터카의 전동화에 다소 소극적이다. 미국 내의 주요 렌터카 수요층이 SUV와 트럭 모델임을 감안했을 때 다소 느리게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의 렌터카 기업인 '유럽카'는 오는 2024년까지 총 보유 차량의 20%를 전기차나 저배출 하이브리드형 자동차로 바꿀 계획이다. 현재 '유럽카'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형 자동차는 전체 3%정도에 불과하다.
이 회사의 발다사리 COO는 "그레이트 월 모토스, 상하이 자동차 등 다양한 중국기업들로부터 전기차를 확보하고 있고, 오랫동안 거래해온 르노와 스텔란티스, 볼보에서도 전기차를 공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독일의 폭스바겐이 현재 '유럽카'의 인수를 추진중이기때문에 이같은 계획이 중단될 가능성은 있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던 초기에 주요 렌트카 회사들은 차량 구매 물량을 대폭 줄인 바 이다. 하지만 2021년을 기점으로 렌터카 회사들의 매출이 많이 회복되면서 구매 비중을 늘리고 있다. 물론 요즘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제때 물량을 공급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동화 추세에 따르면 2040년까지 전세계 자동차 중 40%가 전기차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역사적으로 큰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업계 전문가들은 "과거 중국에서 만든 값싼 자동차는 질을 보장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테슬라, BMW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중국에서 생산비중을 크게 늘림에 따라 이제는 과거의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도 인정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만리장성자동차'는 올해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 협업해 소형 전기차인 '오라 캣'(Ora Cat)을 앞세워 유럽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오라캣의 예상 가격은 2만유로(약 2700만원)로 1회 충전시 약 250마일(약 40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렌트카 산업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꾸릴 가능성을 점쳤다. 이는 1990년대 현대차와 기아 자동차가 펼쳤던 전략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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