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유망기업탐방]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이 찾는다"…신뢰성 검사 1위 큐알티

김도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차세대 제품 생산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기술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2년마다 성능이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반도체 개발단계부터 분석 및 평가 과정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이러한 트렌드로 신뢰성 시험을 진행하는 큐알티를 찾는 반도체 기업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이 회사는 1983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부서로 출발해 2014년 독립 주식회사로 출범했다. 약 30년 이상 분석 서비스를 진행해온 셈이다.

지난 10일 경기 광교 사업장에서 만난 김기석 큐알티 기술연구소장은 “반도체 신뢰성을 평가하고 불량 원인을 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주요 사업”이라면서 “국내외 1700여개 업체와 함께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설계 및 제조사는 물론 장비, 전자부품, 소재 등 다양한 분야 고객사를 두고 있다.

반도체 테스트를 수탁하는 OSAT와 큐알티의 역할에는 차이가 있다. OSAT 업체가 양품과 불량품을 구분한다면 큐알티는 양품 중에서 표본을 추출해 품질, 성능, 기능 등을 평가한다.

큐알티의 메인 업무인 신뢰성 평가는 ▲수명 시험 ▲환경 시험 ▲정전기 시험 ▲기계적 충격시험 등으로 나뉜다. 쉽게 말해 가상의 사용자 환경에서 제품을 돌려보고 각 상황에 따라 복합적인 스트레스 작용 요소들을 모아 적합 여부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가령 영하 50도부터 영상 150까지 온도에서 3개월을 지켜보거나, 2만 볼트(V)에 이르는 고압전기를 투입하는 등 극한 환경을 조성한다.

김 소장은 “신뢰성 테스트는 개발 초기부터 샘플 출하까지 모든 단계에서 이뤄진다. 고객사가 원하는 시점에서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면서 “큐알티는 상용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다양한 통계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종합 분석 서비스도 제공한다. 시제품 또는 양산 제품에서 발생하는 불량 원인을 알아내는 것이다. 크게 X-레이, 초음파 등을 활용하는 비파괴 검사와 절단 및 분해해 분석하는 파괴 검사로 나뉜다.

큐알티는 세계 유수 기업의 반도체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업계 기술 트렌드에 민감하다. 자체 장비와 개별 소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경쟁사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홍콩 미국 일본 등에 법인 및 세일즈 오피스를 마련했다. 중국의 경우 현지 검사기관인증을 받아 국제시험소로 신뢰도를 높였다. 미국에서는 기술 세미나를 개최하고 아우터모스트 테크놀로지와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또 주목할 점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소프트 에러’ 테스트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부분이다. 이는 대기에 있는 중성자에 의해 발생하는 문제를 검출할 수 있는 설비다. 소프트 에러란 공기 중에 있는 미세한 중성자나 알파 입자가 반도체 미세 회로에 타격을 주면서 일시 오류를 일으키는 현상을 일컫는다. 내부의 물리적 구조를 손상하지는 않기 때문에 발견 자체가 어렵다.

김 소장은 “국내에는 소프트 에러를 측정할 중성자 가속기 인프라가 부족하다. 해당 장비가 개발되면 큐알티가 주도적으로 관련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중성자에 의한 반도체 소프트 에러 검출 상용화 장비 개발’ 과제가 진행되고 있다. 주관 기관 큐알티를 비롯해 SK하이닉스, DB하이텍, 유니테스트, 전자부품연구원 등이 참여 중이다.

한편 큐알티는 반도체 이어 배터리 산업에도 진출한다. 지난달 21일 배터리 핵심 소재 특성 분석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이 대상이다.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확보와 에너지 밀도, 출력, 수명 등 전반적 품질 향상을 위해 30여가지 자체 특성 분석 솔루션을 활용할 계획이다. 제품 개발부터 양산 과정까지 아우르는 소재 분석 원스톱 서비스로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