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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리더십 교체, 경영쇄신 키워드 ‘글로벌’(종합)

최민지
-네이버 한성숙→최수연 대표 체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 도약
-카카오 남궁훈‧김성수‧홍은택 이사회 구성…김범수, 후방서 글로벌 지원
왼쪽부터 네이버 최수연 신임 대표, 카카오 남궁훈 대표 내정자.
왼쪽부터 네이버 최수연 신임 대표, 카카오 남궁훈 대표 내정자.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리더십 변화를 통해 경영쇄신을 꾀하는 한편, 글로벌 공략에 드라이브를 건다.

14일 네이버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최수연 신임 대표를 선임했으며, 카카오는 임시 이사회를 통해 홍은택 카카오 얼라인먼트 센터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의장직에서 내려온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경영진 변화 방식은 달라도, 핵심은 ‘글로벌’로 통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네이버는 인터넷 1세대 한성숙 대표가 물러나고,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리더십을 갖춘 최수연 대표를 새로 등용했다. 네이버 내 주요 임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표직에 오른 파격 인사다. 1981년생 젊은 여성 리더인 최 신임 대표는 네이버를 글로벌 톱티어(Top-tier) 인터넷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경영의 모든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한성숙 전 대표는 유럽 커머스 시장 등 글로벌 공략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태 후 경영쇄신을 약속했다. 이에 네이버는 MZ세대 구성원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조직을 다독일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을 찾았다. 밝은 성격을 갖춘 최 신임 대표는 내정 직후 직원들과 내부 의견 수렴에 공을 들였으며, 취임 후 가장 첫 번째로 할 일로 '임직원에 이메일 보내기'를 꼽았을 정도다. 이번 주 내 직원들과의 만남도 예정됐다.

최 신임 대표는 조직을 다독이면서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글로벌 토대를 닦아온 1세대 유산을 발판 삼아 글로벌에서 승부를 제대로 펼치겠다는 각오다. 이를 방증하듯 이날 최 신임 대표는 ‘글로벌’ 전문성을 강조했다. 제2의 라인, 웹툰, 제페토들을 내놓겠다는 포부다. 네이버는 해외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도, 차별점이 있다. 검색 외에도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인터넷 시장 주요 사업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매우 드문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최 신임 대표는 “네이버 모든 비즈니스는 시작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을 뿐 아니라, 모든 목표점이 글로벌을 향해 있다. 2년 전 네이버에 합류하고, 사업들의 글로벌 확대를 지원하는 과정 속에서 글로벌 업계나 파트너사들의 높은 관심과 평가를 직접 확인했다”며 “앞으로 네이버는 라인, 웹툰, 제페토를 능가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새로운 사업의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감각과 전문성을 갖춘 리더십을 구축하고 기술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네이버가 세대교체 리더십이라면, 카카오는 ‘1세대의 복귀’다. 이미 전문성과 실력을 인정받은 믿을맨을 내세워, 안정적으로 조직을 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카카오페이 경영진 도덕적 해이 사태 등을 겪으며 안팎으로 홍역을 겪었다. 위기에 대응해 앞으로 나아가려면, 믿을 수 있는 검증된 인물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카카오는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복심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대표로 내정했다. 남궁훈 내정자는 ‘비욘드 모바일’을 중점으로 메타버스 등 새로운 분야와 미지의 영역에 준비한다. 여러 사업과 서비스 형태를 글로벌 진출에 용이한 구조로 재구성해 국내외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김범수 의장이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이날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홍은택 카카오 얼라인먼트 센터장이 신규 사내이사로 내정되면서, 김 의장은 이사회에서 나가게 됐다. 하지만, 김 의장은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카카오픽코마 사내이사 자리에서 역할을 유지한다. 이번 이사회 개편은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카카오 주요 사업 전략을 결정하는 이사회는 총 3명으로만 구성된다. 이전에는 여민수,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와 김 의장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이제 남궁 내정자와 김성수, 홍은택 카카오얼라인먼트센터장으로 이사회 구성이 바뀌게 된다. 카카오 사내이사 리더십이 변화를 맞은 것이다.

김 의장은 후방에서 카카오 계열사 전반의 글로벌 공략을 구상한다. 최대주주인 만큼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미래 성장에 대한 비전 제시를 계속하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미래 10년 핵심 키워드는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 비욘드 모바일(Beyond Mobile)이다. 김 의장은 비욘드 코리아를 맡는다. 먼저, 일본을 거점으로 카카오의 영토를 세계로 확대하는데 집중한다. 개별 전략 아래 해외 시장을 공략해 왔던 카카오 공동체는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전개한다.

김 의장은 전사 직원 대상 메시지를 통해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 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며 “글로벌 IT기업들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함께 새로운 항해를 멋지게 펼쳐나가길 기원한다”고 언급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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