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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조작 의혹에 주가 하락까지...쿠팡, 겹악재 털어낼까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이 겹악재를 겪고 있다. 시민단체에선 쿠팡이 자체상품(PB)을 두고 리뷰 조작 의혹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지난해 ‘아이템위너제’가 승자독식체제로 판매자들 피해를 입힌다며 지적받은 데 이어 이번엔 쿠팡 PB제품을 판매하는 씨피엘비(CPLB)의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문제가 대두됐다.

설상가상으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후 1년 만에 쿠팡 주가는 연일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최대 주주인 비전펀드를 포함해 주요 주주들 주식 대량 매매가 잇따른 영향이다. 올해 적자폭을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한 쿠팡이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고 주가 회복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민단체 “쿠팡 직원들 허위리뷰 작성”vs쿠팡 “사실무근”=
15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쿠팡이 직원들을 동원해 PB 상품에 허위 리뷰를 작성하도록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를 신고했다. 쿠팡 PB상품은 쿠팡 자회사 CPLB가 출시한다. 곰곰(식품), 코멧(생활용품), 탐사(반려식품), 캐럿(의류), 홈플래닛(가전) 등 16개 브랜드 4200여개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쿠팡과 씨피엘비는 지난해 7월경부터 소속 직원들에게 아무런 대가도 지급하지 않은 채 조직적으로 해당 상품 리뷰를 작성하도록 했다”며 “검색순위 조작이 어려워지자 리뷰 조작으로 PB상품 노출 순위가 상승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1월부터는 기존 표시하던 ‘쿠팡 또는 계열회사 직원이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라는 문구 및 ‘쿠팡 체험단이 작성한 후기’라는 표시조차 하지 않은 채 소비자를 가장한 직원들을 동원해 허위리뷰를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및 표시광고법에 위반한다는 설명이다.
사진=쿠팡 뉴스룸
사진=쿠팡 뉴스룸

쿠팡은 이에 대해 “모든 직원 후기는 직원이 작성했음을 반드시 명시하고 있고, 쿠팡 상품평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직원이 작성한 상품평은 전체 상품평 중 0.02%에 불과하며 CPLB는 우수한 품질 상품을 경쟁력 있는가격에 제공하면서 오히려 다른 제품과 비교해 소비자에게 최대 50% 비용을 줄여준다는 입장이다.

이어 “참여연대는 계속해서 쿠팡에 대한 허위 주장을 해 오고 있다”며 “지속적인 허위 주장을 하는 경우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쿠팡은 참여연대가 이전부터 지적해 온 ▲열악한 근로환경 ▲쿠팡 고객 회원 탈퇴시 쿠페이머니 권리 포기 ▲아이템위너 저작권 침해 문제 모두 ‘허위’라며 맞대응 했다. 양측이 정면 배치되는 주장을 내세우면서 이에 대한 사실 여부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가 좌우하게 됐다.

◆‘수익성 개선’ 외쳤지만 비전펀드 대량 주식 매각=
쿠팡 악재는 증권시장에서도 이어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지난 9일 쿠팡 클래스A 보통주 5000만주를 주당 20.87달러에 매각했다. 이는 총 10억4350만달러(한화 약 1조2900억원) 규모로, 지난해 9월에 이은 두번째 대량 주식 매각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후 쿠팡 주가는 3일 연속 하락했다. 비전펀드는 쿠팡에 2015년과 2018년 두차례에 걸쳐 30억달러를 투자한 최대 주주였기 때문에 영향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40.7% 높은 49.25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치기도 했지만, 1년여만에 14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16.12달러로 공모가 대비 53.9% 하락했다.

쿠팡은 올해 외형 성장과 동시에 수익성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수개월째 공모가 이하 수준으로 머물고 있는 주가를 부양 시키기 위해 적자 폭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료 멤버십 가격 변경과 쿠팡이츠 가맹점 대상 수수료 개편이 대표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쿠팡 주가 회복을 위해선 적자폭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단 시민단체가 제기한 의혹 및 주요 주주 매각이 급성장한 쿠팡 위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 역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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