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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반도체 웨이퍼 2026년까지 부족…SK실트론, 1조원 투자

김도현
- 웨이퍼 업계, 조 단위 투자 단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공급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핵심 소재 웨이퍼도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주요 업체는 연이어 투자를 결정하면서 수요 대응에 나선 상태다.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던 SK실트론도 대규모 증설을 공식화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퍼는 최소 2026년까지 수요공급 불균형에 시달릴 전망이다. 웨이퍼는 반도체 제조가 이뤄지는 원판으로 필수 공정 재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 1월 150여개 기업 대상으로 반도체 부족 사태 원인을 조사한 결과 웨이퍼 조달 차질이 주요 요인을 꼽힐 정도”라면서 “삼성전자 인텔 TSMC 등이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웨이퍼 업체에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웨이퍼 시장은 일본 신에츠화학·섬코, 대만 글로벌웨이퍼스, 독일 실트로닉, 한국 SK실트론 등 5곳이 장악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전 세계 웨이퍼 94%를 담당한다.
이들은 고객사 요구에 따라 웨이퍼 생산능력(캐파)을 확장하기로 했다. 섬코는 지난해 하반기 2287억엔(약 2조4000억원)을 들여 12인치(300mm) 웨이퍼 라인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팹은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신에츠는 올해 1분기 800억엔(약 84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캐파를 증대하는데 쓰일 자금이다.

글로벌웨이퍼스는 실트로닉 인수가 무산되자 지난달 36억달러(약 4조32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결심했다. 20억달러는 신공장, 16억달러는 구공장 시설 확충에 활용된다.

그동안 생산 효율화 작업 수준에 그쳤던 SK실트론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16일 SK실트론은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단에 3년간 1조495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와 대성가스로부터 매입한 부지를 포함해 총 4만2716제곱미터(㎡) 부지에 공장을 짓는다. 300mm 웨이퍼 물량을 늘리는 차원이다.

업계의 증설 러시와 맞물려 웨이퍼 가격 상승도 예고된다. 웨이퍼 원료인 폴리실리콘 몸값이 급등한 영향이다. 지난달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kg)당 30달러대로 1년새 2~3배 오른 상태다. 앞서 신에츠화학과 섬코는 웨이퍼 가격은 50~6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한 바 있다. 향후 SK실트론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은 이번 투자에 대해 “시장환경 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민첩한 대응을 위한 도전적인 결정”이라면서 “글로벌 반도체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고품질 웨이퍼 제조 역량을 갖출 것”이라고 전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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