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中 배터리 노하우 유출 심각"…韓, 중국산 전구체 줄인다

김도현
- 중국 비중 70% 이상
- 자체 조달 가속화→공급망 안정화 기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핵심 소재 내재화에 나선다.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전구체가 대상이다. 전구체를 통한 기술 유출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자급자족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이 사용하는 전구체의 중국산 비율은 70% 이상이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코리아는 2020년 기준 전구체 국산화율을 13.9%로 추산했다.

전구체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 원료다. 전구체에 리튬과 접착재 등을 섞으면 양극재가 된다. 전구체는 배터리 원가 30~40%를 담당한다.

비용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전구체의 역할이다. 양극재는 광물 조합에 따라 ▲리튬·코발트·옥사이드(LCO) ▲리튬·망간·옥사이드(LMO) ▲리튬·인산철(LFP)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으로 종류가 나뉜다. 이는 전구체 단계에서 결정된다. 양극재 제조사가 전구체 구매 시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의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부터 전구체를 대량 들여오는 데 이 과정에서 양극재의 물질 조합, 첨가제 성분, 소성 방식 등 노하우가 넘어가게 된다. 전구체 자체 조달 확대가 시급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배터리 경쟁국이기도 하다. 정부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납품 물량을 제한할 우려는 물론 부족 사태 발발 시 자국 업체를 우선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배터리 3사 공급망 안정화 차원에서도 전구체 내수 시장 육성은 필수적이다.

이에 우리나라 양극재 제조사는 전구체를 직접 생산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고려아연과 전구체 합작법인(JV) 설립이 임박했다. LG화학은 양극재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구체 재료인 황산니켈을 만드는 자회사 켐코를 두고 있다. 자체적으로는 니켈을 제련한다. 양사의 가교역할을 하게 될 JV는 연내 울산 전구체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7일 전남 광양에 10만톤 규모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6000억원을 들여 건설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2025년까지 전구체 자체 생산 비율을 33%에서 67%까지 높일 방침이다.

에코프로비엠은 경북 포항에 공장을 둔 계열사 에코프로지이엠을 통해 전구체를 수급할 계획이다. 에코프로 그룹은 전구체 투자 확대를 위해 에코프로지이엠 기업공개(IPO)를 준비한다. 아울러 미국 등 해외에 생산시설도 마련할 방침이다.

코스모신소재 역시 올해 안으로 전구체 생산라인을 가동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삼성SDI 자회사 에스티엠으로부터 관련 설비를 인수한 바 있다. 엘앤에프는 전구체 자회사 제이에이치화학공업 생산능력 증대를 지속 추진 중이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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