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터뷰] 세계 최대 블록체인 게임 길드 ‘YGG’는 어떻게 운영될까? [GDC 2022]

박현영
[미국 샌프란시스코=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논할 때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게임은 단연 엑시인피니티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 중에선 처음으로 전 세계적 유행을 불러일으켰을뿐더러,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엑시인피니티가 성공한 배경에는 장학금 제도가 있다. 엑시인피니티를 비롯한 블록체인 게임은 게임 시작을 위해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아이템이나 캐릭터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즉, 초기 비용이 든다. 장학금 제도는 초기 비용이 부족한 이용자에게 NFT를 대여해주고, 추후 게임 플레이로 얻은 수익의 일부를 수취하는 것을 말한다. 이 장학금 덕분에 엑시인피니티는 필리핀, 베트남 등 개발도상국에서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장학금 제도는 엑시인피니티를 비롯한 블록체인 게임에서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었다. 장학금을 운영하는 사람도, 이용하는 사람도 크게 늘면서 이들은 경제 공동체로 발전했고, ‘게임 길드’로 자리잡았다. 세계 최대 블록체인 게임 길드인 ‘일드길드게임즈(Yield Guild Games, YGG)’가 탄생한 배경이다.

◆YGG, 어떻게 운영되나
개비 디존(Gabby Dizon) YGG 공동창업자가 ‘GDC 2022’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개비 디존(Gabby Dizon) YGG 공동창업자가 ‘GDC 2022’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개비 디존(Gabby Dizon) YGG 공동창업자는 ‘GDC 2022’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YGG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설명했다.

YGG는 장학금을 운영하는 30명 이상의 매니저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수십, 수백명에 달하는 게임 이용자들을 관리한다. 디존 창업자는 “매니저는 장학금을 이미 운영하고 있던 사람들을 위주로 택했고, 엑시인피니티의 경우 많은 엑시(캐릭터)를 관리하던 사람들을 위주로 택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택한 매니저들과 매니저들이 관리하는 이용자들은 각각의 하위(Sub) 길드가 된다. 하위 길드는 그 자체로 커뮤니티다. 또 여러 개의 하위 길드를 보유한 YGG 자체는 탈중앙화자율조직(DAO) 형태로 운영된다.

어느 나라의 커뮤니티가 가장 크냐는 질문에 디존 창업자는 “필리핀 커뮤니티가 가장 크고, 인도네시아와 인도,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커뮤니티도 크다”며 “‘플레이 투 언’ 게임을 통해 평균임금 이상을 벌 수 있는 개발도상국들이 확실히 커뮤니티가 크다”고 설명했다.

엑시인피니티로 시작했지만 현재 YGG는 다른 게임으로 범위를 넓혔다. NFT를 활용한 ‘플레이 투 언’ 게임이라면 장학금을 운영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별 커뮤니티도 구축해나가고 있다.

디존 창업자는 “여전히 엑시 커뮤니티가 가장 크지만, 싸이볼과 리그오브킹덤즈도 커뮤니티가 큰 게임들”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게임 선정…다만 '플레이 앤 언'으로 부를 필욘 없어"
그렇다면 YGG는 어떻게 게임을 선정할까? 디존 창업자는 “지속가능한 토큰 이코노미를 가지고 있는 게임을 선택하려고 하고, 동시에 길드 구성원들이 돈을 벌면서도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고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준으로 몇 가지 선택지를 고르면, DAO 운영방식에 따라 구성원들의 투표로 장학금을 운영할 게임을 결정한다.

디존 창업자의 설명에는 돈을 벌기 위한 ‘플레이 투 언’ 게임이라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내재돼 있다. 최근 돈 버는 게 목적인 ‘플레이 투 언’보다, 돈을 벌면서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해야 한다는 ‘플레이 앤 언(Play and Earn)’이 부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디존 창업자는 반드시 용어를 ‘플레이 앤 언’으로 부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플레이하는 ‘플레이 투 언’이 나쁜 게 아니고, 플레이 투 언 게임을 하는 사람들도 제각기 다른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용어를 바꿀 필요는 없다”며 “플레이 투 언이 이미 강력한 밈(meme)이기 때문에 이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16z 투자받은 YGG, 앞으로는? "한국 커뮤니티도 구축"

이처럼 여러 게임에서 장학금을 운영 중인 YGG는 장학금 운영, 커뮤니티 구축을 넘어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디존 창업자는 “투자한 프로젝트 중 엠버스워드(Ember Sword), 길드오브가디언즈(Guild of Guardians)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운영 모델을 인정받아 YGG 또한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한 VC 중에는 실리콘밸리의 유명 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a16z)도 포함돼 화제가 됐다.

투자 유치 배경을 묻는 질문에 디존 창업자는 “‘플레이 투 언’ 게임 길드는 크립토(가상자산) 세계에 관심 없는 일반 사용자들을 크립토 세계로 데려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크립토 시장이 더 대중화되는 첫 걸음이기 때문에 VC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점점 규모를 키우고 있는 YGG는 한국에서도 매니저를 구하고, 탄탄한 커뮤니티를 구축할 계획이다.

디존 창업자는 “한국은 게임 산업도 크고, 이용자들의 게임 취향도 확실한 국가라서 어떻게 하위길드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중”이라며 “한국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파트너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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