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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경쟁 더욱 치열해진다…KG모빌리언스 경쟁력은?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알뜰폰 기업 간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진 전망이다. 포화상태의 알뜰폰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 예고되면서다. 휴대폰결제기업 KG모빌리언스다. 자본력을 가진 KG모빌리언스가 알뜰폰 시장을 흔드는 메기가 될지, 혹은 미꾸라지가 될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언스는 알뜰폰 사업을 검토 중이다. 사업 추진을 결정하면 휴대폰결제기업 가운데 최초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영업 인프라 구축 등으로 실제 사업 진출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KG모빌리언스가 타 사업자 인수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KG모빌리언스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841억5762만원, 단기 금융상품 26억9891만원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알뜰폰 기업을 인수할만한 실탄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KG모빌리언스가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는 과정에서 알뜰폰 사업에 주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 사업을 자체적으로 추진할 경우 이통사에 지불하던 결제 수수료를 독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소비자가 휴대폰에서 KG모빌리언스의 플랫폼을 통해 소액결제하는 경우 이통사가 수수료 명목으로 일부를 떼어갔다.

알뜰폰 사업을 통해 KG모빌리언스가 수수료로 벌어들일 금액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9년 기준 휴대폰결제시장의 규모가 약 7조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시장 39%를 점유하고있는 KG모빌리언스는 수수료로만 최소 수백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전망이다.

중요한 건 KG모빌리언스의 경쟁력이다. 알뜰폰 시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포화상태다. 전체 알뜰폰 사업자는 무려 60여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서도 통신3사의 자회사 5곳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사실상 50개 넘는 사업자가 시장의 40.1%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G모빌리언스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차별화될 서비스를 내놓거나,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이는 것이다.

다만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이기 위해선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2019년 KB국민은행 리브엠이 파격적인 알뜰폰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반향을 불러온 바 있다. 요금은 계좌를 통해 급여·연금·관리비 등 자동이체 조건을 충족하거나 제휴카드를 이용할 경우 기존 LTE 및 5G 무제한 요금제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시 리브엠은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매출 규모로만 봤을 때 KB모빌리언스가 이런 요금제를 출시할 만한 자금 조달 능력이 있는냐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이에 KG모빌리언스는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수를 둘 것이 유력하다. 휴대폰결제기업이라는 이점을 활용해 자사 알뜰폰 이용자들이 소액결제를 할 경우 더 많은 포인트를 지급하는 등의 혜택을 지급할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KG모빌리언스의 알뜰폰 시장 진출로 다양한 형태의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의 알뜰폰 시장은 통신3사 중심의 과점 구조로, 자본력에 의존한 요금 경쟁이 주를 이뤄 상품의 구성과 요금제 형태에서 다양성이 부족했다.

업계 전문가는 “자본력을 가진 기업들이 서비스 경쟁을 위해 알뜰폰 시장에 들어오는 건 반가운 일”이라며 “새로운 사업자의 진출은 시장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시장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면 유효경쟁을 할 수 있고 유효경쟁이 되면 가격을 내린다던지, 상품 구성이 다양화된다든지 하는 부분들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소 알뜰폰 업계에겐 중견기업인 KG모빌리언스의 사업 검토 소식이 달갑지 않다. 시장 점유율 싸움이 치열한 알뜰폰 시장에서 또 한명의 사업자가 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가격 경쟁력을 만들거나 대기업에서 할 수 없는 서비스 구성 등의 노력들이 중소 알뜰폰 업체에도 요구되지만 사실상 특색있는 상품을 만들만한 자본과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한 통신사에선 신규 가입자 유치 시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기존 이동통신(MNO) 이용자보다 알뜰폰(MVNO) 이용자에 더 얹어주면서 알뜰폰 가입자 빼앗기에 나섰다. 이 같은 행위는 다른 통신사로도 전이된 상황”이라며 자본을 앞세워 중소 알뜰폰의 가입자를 빼앗는 현 시장의 상황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중소 알뜰폰 업계를 구제할 지원 제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당초 알뜰폰이 통신3사를 견제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인 만큼, 영세한 사업자들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업계 전문가는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은 저렴한 도매대가에서 온다”며 “도매대가 인하를 비롯해 알뜰폰 서비스에 필요한 설비를 갖춘 알뜰폰 사업자가 또 다른 알뜰폰 사업자를 컨설팅해줄 수 있는 풀MVNO 또는 MVNE(망 임대·Mobile Virtual Network Enabler) 등 구조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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