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텋데일리 박현영기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가상자산 규제에 관한 첫 연설에 나섰다. 그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혁신 기술은 지원해야 한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7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장관은 아메리칸 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규제 프레임워크는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혁신은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되면서, 규제 프레임워크는 이런 기관들이 지닌 위험을 적절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특히 스테이블코인에 관한 리스크를 언급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대부분은 달러에 1:1로 연동되며, 연동을 위한 달러 준비금은 민간 업체가 보유하고 있다.

옐런 장관은 지난해 발생한 '아이언파이낸스' 사태를 언급하며, 민간 업체가 달러 연동을 지원하는 구조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아이언파이낸스에선 단기간 대규모 예금 인출을 뜻하는 '뱅크런'이 발생하면서, 아이언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유지하는 담보 토큰 타이탄(TITAN)의 가격이 '제로(0)'로 떨어진 바 있다.

다만 옐런 장관이 리스큰만 다룬 것은 아니다. 장관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언급하며 디지털화폐가 화폐의 진화된 버전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몇몇 사람들은 CBDC가 화폐의 진화된 버전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최근 보고서도 미국에서 CBDC를 발행할 때 생기는 장점과 위험에 대해 다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CBDC는 미국이 그동안 지켜온 통화주권과 단일화폐의 이점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BDC 발행 계획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옐런 장관은 "CBDC를 발행하는 것은 수개월이 아니라 수년 간의 설계 작업이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CBDC 연구를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설 이후 옐런 장관은 트위터에 연설문을 공유하며 "디지털 서비스의 발전은 새로운 기회와 위험을 모두 동반한다. 디지털자산과 관련한 규제는 이 모든 점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트윗에선 공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달러는 이미 죽었다. 중앙은행과 정부는 그들의 권한을 시민에게 위임해야 한다"며 가상자산이 더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이용자는 "가상자산은 그동안 사람들에게 아무런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