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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스타트업 ‘퀵커머스’ 진출…라이더 부족 심화 ‘우려’

이안나
- 2025년 5조원 시장규모 전망에 배달앱·대형마트·H&B도 진출
- 라이더 확보 관건…“수익성 내기 쉽지 않을 것”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퀵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올해 경쟁이 과열될 전망이다. 오아시스마켓이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상반기 중 퀵커머스 서비스를 준비 중인 가운데, 이마트도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단 즉시 배달에 필수요소인 라이더 수요가 증가하면서 음식배달 시장과 같이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퀵커머스는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도심형 물류센터 혹은 오프라인 매장에 재고를 보관하다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달하는 서비스다. 초기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바로고 등 음식배달 관련 업체들이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시작했지만 퀵커머스 수요가 증가하자 대형마트·식음료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7일 이마트는 ‘쓱고우’ 앱을 출시하고 서울 강남구·서초구 일부 지역 대상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가능 지역은 논현동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로부터 반경 2.5km, 배송시간은 1시간 이내다. 상품 수는(SKU)는 2000~3000여개 가량이다. 과일·정육·수산 등 신선식품에서부터 생필품, 음료·간식 등을 판매한다. 다른 앱들과 차별점으로 스타벅스 커피 배달과 와인 픽업 서비스를 추가했다.

퀵커머스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거나 시범 운영하는 곳들은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는다. 아직까진 신선식품·생필품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소비자들이 급할 때 즉시 배달해주길 원하는 제품이 다양한 만큼 카테고리 역시 넓어지고 있다.

앞서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7월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합작회사 ‘브이’를 설립했다. 상반기 ‘브이마트’ 출시를 위해 현재 강남구·송파구 2곳에 MFC를 마련했다. 올리브영 등 핼스앤뷰티(H&B) 업체도 ‘오늘드림’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했고, 배스킨라빈스·쉐이크쉑 등 유명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SPC도 가세했다.

GS리테일은 올 상반기 ‘우리동네GS’를 선보이며 퀵커머스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주주서신에서 “전국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도심형 소형 물류센터(MFC)로 활용하고, 요기요 고객 트래픽과 결합해 상반기 내 배달앱 기반 30분내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퀵커머스 시장 첨병 역할을 한 건 배달의민족이다. 2018년 12월 ‘B마트’를 선보이며 즉시 배달 서비스를 포문을 열었다. 이후 쿠팡과 바로고가 지난해 7월과 8월 연이어 강남권 중심으로 퀵커머스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시장 형성 초반엔 기존 유통업체들이 참전 여부를 지켜보다 향후 전망이 유망하다고 판단, 속속들이 뛰어드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퀵커머스 시장 잠재적 성장성은 크지만 ‘라이더 수급’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현재 음식배달 앱 시장만 하더라도 배달 라이더 수가 부족해 마케팅비가 치솟는 등 출혈경쟁이 심각하다. 각 업체들이 퀵커머스 선점을 위해 필요한 것 역시 라이더 확보다.

원활한 배달 운영을 위해 이마트가 메쉬코리아 ‘부릉’과 손잡고 GS리테일 역시 부릉에 투자, 요기요와 손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배민 B마트 역시 직접 계약을 맺은 배달기사만 활용하다 현재 3곳에서 배달대행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SPC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 ‘섹타나인’이 배달중개서비스 ‘해피크루’를 출시하면서 내세운 차별점은 도보배달이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소형가구에서 당장 상품을 필요로 할 때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새벽배송보다도 연령대가 낮은 편”이라며 “배달 라이더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져 이를 확보하는 게 관건인데, 음식배달 시장을 보면 퀵커머스 서비스도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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