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안랩은 15일 전일대비 5.2% 내린 9만8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4월6일 이후 8거래일 연속 하락으로, 3월 18일 이후 20거래일 만에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간 안랩의 주가 상승을 이끌어온 외국인 매수세도 줄었다. 15일에는 외국인이 18만8535주를 매도했다. 일일 거래량의 29.1%에 달한다. 이로 인해 14일 31.84%까지 치솟았던 외국인 보유율은 15일 장 마감 기준 29.96%로 줄었다.
안랩의 주가 하락은 상승 기대감 소멸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안철수 창업주는 자신이 맡을 것으로 전망되던 국무총리 직을 고사했다. 이에 더해 차기 정부 내각 구성에도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14일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일정을 취소하고 칩거하며 공동정부 구상이 파국을 맞이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창업주가 전격 회동하며 갈등을 봉합했고, 이에 반응하듯 15일 장 초반에 안랩 주가도 상승했으나 곧 하락 전환하며 주가 10만원선이 무너졌다.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안랩의 2대주주인 미국 자산운용사 퍼스트트러스트(First Trust)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퍼스트트러스트는 3월 18일 10만592원에 안랩 지분 10% 이상을 사들였다. 추가 매수를 통해 4월 13일 기준 안랩 지분 14.96%를 보유 중이다.
퍼스트트러스트가 보유 중인 주식의 평균 매수 단가는 10만6480원이다. 매수 금액은 1594억원가량인데, 15일 기준으로 7.4% 하락해 보유 중인 주식 가치는 1475억원으로 줄었다. 119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상황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8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퍼스트트러스트가 안랩 지분을 번동 없이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내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이에게는 보유상황, 목적 등을 보고하는 의무가 주어지는데, 퍼스트트러스트는 3월 25일 최후 매수 이후 매매를 하지 않고 관망 중이다. 1000억원 이상 자본이 현재 주가 대비 고점에 ‘물린’ 상태다.
마땅한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며 주가가 하락하자 일각에서는 ‘제 자리를 찾는 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안랩의 경우 선거철 주가가 상승하다가 7만원 이하로 곤두박질치는 흐름을 반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