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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도 휴대폰으로?…LG U+, '양자암호통신' 시대 앞당긴다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스마트폰을 통한 선거가 가능해진다. 원격 의료 등 민감정보 노출 위험으로 발전에 제약이 있었던 사업이 활성화된다. 양자암호통신이 상용화된 미래의 모습이다.

국내에선 통신사 주도로 이런 양자암호통신 상용화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양자암호 전용회선 요금제를 마련하면서다. 현재는 기업 전용회선으로 제한된 가운데 B2C 영역으로도 서비스를 확장해난간다는 계획이다.

◆전용회선 서비스, 세계 최초 출시…“생태계 조성에 이바지”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를 적용한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SK브로드밴드가 먼저, 지난 2월 전용회선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과기정통부로부터 약관까지 승인받은 것은 LG유플러스가 처음이다.

기업부문 기업기반사업그룹 유선사업당담당 구성철 담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한창이다. 향후 양자컴퓨터가 세계에 보급된다면 지금의 전쟁은 더 큰 위협으로 세계를 뒤흔들 것”이라며 “이에 LG유플러스는 기존의 보안체계보다 훨씬 강력하고, 양자컴퓨터를 활용한 공격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보안체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자내성암호는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 중요 서비스를 다루는 연구소나 데이터센터 등에서 핵심적인 보안 네트워크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양자암호통신산업을 국가의 핵심 사업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기술환경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학적 알고리즘에 기반한 암호체계…저렴한 가격이 강점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데이터의 송·수신 과정에선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이를 다시 복호화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 때 데이터를 암·복호화하는데 사용되는 값인 ‘암호키’를 얼마나 강력하게 만드냐에 따라 우리의 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된다.

LG유플러스가 전용회선에 적용한 양자내성암호(PQC)에서 이런 암호키는, 양자컴퓨터로도 뚫리지 않는 복잡한 수학적 알고리즘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슈퍼컴퓨터로는 1만년 걸릴 문제를 200초만에 해결하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서, 비대칭암호화(RSA·소인수분해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암호키의 안정성을 확보한 암호체계)에 기반한 기존 암호체계는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다만 양자컴퓨터가 완벽히 상용화되기까진 5~10년에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럼에도 일찍이 양자컴퓨터를 막을 보안솔루션 개발에 돌입한 이유에 대해 최종보 LG유플러스 팀장은 ‘최적화’를 꼽았다.

최종보 LG유플러스 팀장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최적화“라며 ”최적화 측면에서 (양자내성암호는) 단기간에 완성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시간을 가지고 최적화 작업을 작업해야만 우리가 원하는 안정한 통신망을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진재환 LG유플러스 팀장은 "보안기술의 경우 누군가 나를 해킹하기 전에 먼저 완성돼야 한다"며 "5년, 10년 후에 양자컴퓨터가 나오기까지를 기다렸다가 기술 개발에 돌입한다면 곧바로 해킹당해 모든 데이터가 오픈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QKD 장비.
SK텔레콤의 QKD 장비.

최근 양자내성암호와 함께 암호키분배(QKD)도 양자컴퓨터에 대비한 또다른 보안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내성암호가 이름 그대로 양자에 ‘내성’을 가진 암호체계를 말한다면, 암호키분배는 양자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한 암호체계다. 현재 국내에선 SK텔레콤과 KT가 암호키분배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암호키분배와 비교해, 양자내성암호는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기존 전용회선 이용요금에서 약간 올라간 수준이다. 비용의 차이는 장비와 추가 코어 구축 여부에서 발생한다. 두 기술 모두 전용회선 양단에 배치된 전송장비 내 암호화 모듈 교체가 필요한 가운데, 암호키분배는 추가로 키분배시스템(Key Management System) 장비와 이에 따른 별도의 코어 구축이 필요하다.

◆양자내성암호, 수요 적지 않아…응용서비스 확장할 계획

LG유플러스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내세워 양자암호통신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와 공공·민간 수요기관을 대상으로 양자암호통신 인프라구축 시범사업을 진행한 가운데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에 대한 시장 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종보 팀장은 “상품에 대한 사전 시장조사 결과 개인정보를 많이 다루는 민간·공공기관에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며 “실제 시범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굉장히 많은 문의를 받았고, 지금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양자내성암호 적용범위도 넓혀나갈 계획이다. 안면인식 솔루션과 티켓예매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안면 인식 정보를 양자내성암호를 활용해 안전하게 전달하고, 양자내성암호 인증서를 휴대폰 내 물리복제방지칩(PUF)에 저장해 불법 티켓을 근절한다. 앞선 시범사업을 통해 이미 해당 서비스들에 대한 레퍼런스는 확보한 상황이다.

최종보 팀장은 “개인 스마트폰이라던지 일상 IoT 디바이스에서도 사용 가능한 확장성이 양자내성암호의 무기”라며 “일상생활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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