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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 속도내는 구글…전담사업팀 분사 · 데이터 보안제품 출시

심민섭
[디지털데일리 심민섭기자] 몇년전 '퀀텀 점프'라는 말이 사용되기 훨씬 이전부터 양자컴퓨팅 기술은 IBM, 구글을 비롯해 글로벌 IT기업들의 공통된 관심사였다.

아직 언제일지는 정확하게 가늠할 수 없지만 양자컴퓨팅 기술이 보편적으로 일상 제품에 상용화되면 지금의 슈퍼컴퓨터를 비롯한 기존의 대용량 서버는 더 이상 존재의 이유가 없어진다.

또 기존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는 클라우드 인프라도 지금보다는 획기적인 속도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누가 더 빨리 그 지점에 도달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지금은 조용히 그 과정이 진행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양자 컴퓨팅 및 인공지능(AI) 툴 개발 스타트업인 '샌드박스'(Sandbox AQ)를 구글로 부터 분리한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샌드박스AQ'는 브라이어캐피탈 등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총 100만 달러(약 12억원) 이상의 투자를 받았다. 외부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 분리는 긍정적인 성장을 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물론 이 스타트업에 어느 정도의 투자금이 모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비록 스타트업 단계지만 '샌드박스AQ'의 인적 구성에는 상당히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릭 슈밋이 이 회사의 의장으로 초빙됐고, 또 투자받은 회사들의 고위 간부들 중 일부가 이 회사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샌드박스AQ는 6년 전 구글의 한 사업부서로 출발했다. 물론 지금도 규모가 엄청나게 불어난 것은 아니다. 현재 샌드박스는 55명의 엔지니어, 과학자, 기술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물리, 화학, AI, 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외신에 따르면, 샌드박스AQ의 잭 하이드리 CEO(사진)는 “기업 분리가 필요했던 이유는 외부 자본으로부터의 투자”라며 “알파벳이 샌드박스 팀을 위해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 줬고, 혁신적인 기술이 어떻게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샌드박스AQ의 양자 컴퓨팅 기술력은 완전한 상업화에는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샌드박스AQ가 향후 통신, 금융, 정부(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양자컴퓨팅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샌드박스AQ의 Jack Hidary 최고경영자(CEO)
샌드박스AQ의 Jack Hidary 최고경영자(CEO)
양자 컴퓨터는 방정식 풀이와 알고리즘 실행에 있어 기존 컴퓨터보다 수백만 배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

샌드박스측은 양자 컴퓨팅 기술에 머신 러닝(AI)기술을 접목하게 된다면 약물 개발, 청정 에너지, 데이터 보안 등 많은 분야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컴퓨팅은 현재 클라우드 기반의 사이버 보안 툴로 사용되는 등 데이터 암호 분야에서는 일부 적용되고 있다.

앞서 샌드박스AQ는 지난 23일(현지시간)에는 마운트 시나이 헬스 시스템과 협력해 사이버 보안 위협으로부터 환자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PQC(Post-Quantum Cryptography) 솔루션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신 암호화 프로토콜 표준을 통합한 SaaS 기반 엔터프라이즈 모듈로, 마안트 시나이 헬스시스템은 샌드박스AQ를 통해 PQC 프로토콜을 네트워크에 통합, 수백만 명의 고객과 고객의 민감한 데이터에 보안을 강화할 계획이다.

의료 분야의 경우, 샌드박스AQ는 뉴욕 소재의 마운트 시나이 병원과 양자 기술을 활용한 '임상 의사 결정'(clinical-decision)시스템 개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데이비드 라이 병원장은 “임상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전자 건강 기록, 가정 보건 앱 및 웨어러블 기기 등 여러 가지 요소를 통합·정리해야하는 매우 복잡하고 정밀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조사분석업체인 가트너는 양자컴퓨팅 기반의 머신 러닝이 완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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