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의료산업은 NFT “외않되”?...美 의료계, 소셜네트워크 의사들 등장에 '술렁'

신제인
메타독스의 NFT (출처: MetaDocs)
메타독스의 NFT (출처: MetaDocs)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의료산업의 결합은 어쩐지 낯설다. 메타버스와 NFT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음에도 그렇다면, 이는 여전히 의료계가 보수적이라는 방증일 것이다.

목숨과도 연관되는 일이다 보니 의료계는 경직될 수밖에 없는 구조임을 이해한다.

다만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들 마저도 기존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의료계 규제는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원격의료 플랫폼 ‘아마존 케어’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미국에서는 소셜네트워크, 메타버스 등을 통해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디지털 헬스 서비스를 향해 또 한발을 내딛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신뢰감이라곤 없는 ‘미친’의사 캐릭터 NFT…불필요한 형식 타파한다

메타독스의 NFT (출처: MetaDocs)
메타독스의 NFT (출처: MetaDocs)

26일(현지시간) 더 버지, 버즈피드뉴스 등 외신들은 이 같은 의료계 규제에 맞서 가상현실 의료산업을 꿈꾸는 ‘메타독스(MetaDocs)’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메타독스’는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 의사들로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다.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 수요자를 연결해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원격진료 시스템과도 비슷하다.

그러나 원격진료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이라면 우선 의사들이 자신만의 가상 캐릭터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기괴하면서도 코믹한 모습이다. 해외 네티즌들은 이들이 단정한 백의를 입고 있는 현실의 의사들과는 사뭇 달라 오히려 친숙함이 느껴 지기도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메타독스는 기존 의료계의 불필요한 형식과 적폐를 없애고, 의사와 환자 간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가깝게 하는 것을 일차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독스의 성형외과 전문의 주라브치는 자신을 ‘의료 인포테인먼트’ 제공자로 소개하며, “단순히 의료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메타독스로) 상호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포테인먼트란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정보전달 기능에 오락성을 더한 것을 가리킨다. 스토리텔링 기법 등 보다 가벼운 방식으로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것의 효과가 보고되면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의료가 장난이냐” 기존 의료계 반발에…아직은 조심스러운 단계

메타독스의 의료서비스 제공자 명단 (출처: MetaDocs)
메타독스의 의료서비스 제공자 명단 (출처: MetaDocs)

“현 시점에서는, 우리는 상대를 ‘환자’라고 지칭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메타독스의 피부과 전문의 더스틴 포테라 박사는 버즈피드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메타독스가 아직까지 정식 원격의료 서비스로서 면허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메타독스에서 NFT를 구입한 이들에게 진단, 처방전 작성, 개인화된 의료조언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상 모두 ‘위법’이다.

지난 12월 메타독스는 출시와 함께 의료계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았다. 추종과 돈으로 결부된 왜곡된 가치관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위험하다는 이유다.

당시 공개한 ‘의사에게 물어보세요 (Ask a Doc)’ 채널도 현재는 폐지됐다. 그렇다 보니 메타독스와 함께하던 의사들도 많이 떠난 상황이다. 현재는 은퇴했거나, 의료면허를 소지하고 있지만 인플루언서에 더 가까운 의사들이 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즈피드뉴스에 따르면, 메타독스가 직접 가격을 책정하진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메타독스의 NFT 사전 판매 비용을 0.2이더리움(약 570달러)으로 추산한다. 다만 의학적 조언을 구할 수 없다면 누가 여기에 수백달러에 달하는 거금을 지불하겠냐는 회의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메타독스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적 규제와 관련한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종 목표는…“‘햅틱수트’로 진찰하는 가상클리닉”

메타버스 내 가상 클리닉 모습 (출처: MetaDocs)
메타버스 내 가상 클리닉 모습 (출처: MetaDocs)

메타독스의 의사들은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는 의료교육 및 정보제공 목적만을 위한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람도 삶 속에서 궁금할 수 있는 상식의 선에서만 이야기를 나누고, 실제 질환의 진찰과 관련해서는 현실의 의사를 찾아가도록 독려하는 방식이다.

‘의학 관련 대화’와 ‘의료 조언’ 사이의 애매한 경계선을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 지는 향후 메타독스와 관련 당국의 숙제로 남게 됐다.

그러나 메타독스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미래에는 가상클리닉에서 촉각을 느끼는 특수복 '햅틱수트(haptic suit)'를 착용한 채 실제 진료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의료서비스 공급이 부족한 제 3세계 국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