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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CEO는 다르네” 네이버 직원, 재택‧출근 스스로 정한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수많은 기업이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는 가운데, 네이버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일하는 법을 보여줬다. 재택과 출근 중 하나만 골라 근무문화를 기업 스스로 확정하는 것 자체가 지금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네이버는 일률적 근무제에서 탈피하고, 임직원이 스스로 어디서 얼마나 일할 것인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사무실 출근, 원격 근무 등 근무형태를 회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새로운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를 도입한다고 4일 밝혔다.

네이버 직원은 반기에 한 번씩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기반으로 하는 ‘Type O(Office-based Work)’, 원격 기반 ‘Type R(Remote-based Work)’ 중 근무 형태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네이버는 ‘Type R’을 선택한 이들도 필요한 경우 사무실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공용좌석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타입(Type) O’를 선택했다면 월‧화‧수요일에 회사 출근하고 목‧금요일에는 재택을 할 수 있다. 회사에 출근하는 날짜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변경 가능하다. 이번 주에 회사 출근을 5일 했다면, 다음주에는 내내 재택할 수도 있다. ‘타입(Type) R’을 골랐다면, 기본적으로 원격으로 근무하지만 필요한 경우 회사에 나와도 된다. 직원이 직접 본인에게 효과적인 근무 방식을 자유롭게 고르면 된다.

네이버는 개인‧조직 다양성을 고려하고, 업무 형태가 아닌 실질적인 업무 몰입이라는 본질에 초점을 두고 직원들이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는 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근무방식을 설계했다. ‘네이버의 일’은 동료, 사용자, 중소상공인(SME), 창작자, 사업 파트너와 긴밀하게 연결돼 진행된다는 의미를 담아 새로운 근무제 명칭을 커넥티드 워크로 명명했다.

물론 네이버 또한 고민이 많았다. 네이버는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제2사옥 ‘1784’를 열었다. 거대 기술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1784는 세계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으로 구축됐으며, 연면적 16만5000m2(5만평) 규모로 5000명 이상 수용 가능하다. 제2사옥이 열렸지만, 코로나 시대 2년여간 원격 근무에 익숙해진 구성원에게 무작정 출근 명령을 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에 네이버는 근무 방식을 정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최수연 대표 취임 후 직원과의 소통을 우선하겠다는 행보의 일환이다. 조사 결과 임직원 41.7%는 주5일 재택근무, 52.2%는 하이브리드(재택+출근) 근무를 희망했다.

이와 관련 최수연 대표는 직원 개인에게 근무 선택지를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 역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재택과 출근 어느 한쪽만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데 공감했다.

최 대표는 “MZ세대 특징이기도 하지만, 하나의 틀에 모두를 묶는 것은 구시대적이다. 개인에게 선택지를 주고, 본인에게 최적의 방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많은 분들이 재택근무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2년간 전면 재택을 했을 때 생산성과 업무 협업에 있어 문제가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인터넷기업에서의 협업 가치와 합동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1784 내 관련 공간을 설계했다. 잠깐 회사에 들러, 식사하면서 회의하거나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 아래 팀워크 강화, 신규입사자의 빠른 적응, 협업을 위해 대면 미팅이 필수적인 경우 등 오프라인 대면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을 위한 가이드를 마련한다. 개인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 네이버 문화를 공유하고 팀워크를 통한 시너지를 확대할 방안을 지원할 방침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14년부터 업무 시간을 직원 개인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이번 제도로 업무 공간에 대해서도 직원 자율성을 대폭 확대해 자율‧책임‧신뢰에 기반한 일하는 문화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언제, 어디서 일하는가를 따지기보다는 더 본질적인 일의 본연의 가치에 집중, 신뢰 기반 자율적인 문화와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왔다”며 “네이버만의 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근무제를 도입하게 됐고, 앞으로도 일의 본질에 집중해 직원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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