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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어 카메라"…삼성-테슬라 밀월 깊어진다

김도현
- 삼성전기, 전기차용 카메라 모듈 공급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선 삼성그룹이 테슬라와 동맹을 이어간다. 반도체에서 카메라로 협업 분야를 확장했다. 장기적으로는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에서 협력도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수조원대 전기차용 카메라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제품은 세단(모델S·모델3), SUV(모델X·모델Y), 트럭(세미·사이버트럭)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차량용 카메라는 ▲전방용 ▲후방용 ▲측면용 등으로 나뉜다. 이중 전방용이 가장 고가다. 카메라는 표지판, 장애물 등을 도로 환경을 촬영하고 이를 프로세서에 보내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주행 보조 또는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다. 차량 내 장착되는 카메라 모듈은 2020년 2~3개에서 지난해 7~8개로 늘어났다. 일부 전기차에는 10개 이상 투입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양사 간 거래 규모를 4조원 내외로 추정한다. 삼성전기는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독일 베를린 공장으로 카메라 모듈을 납품할 전망이다.

앞서 테슬라는 2022~2023년 출시할 전기차용 카메라 모듈 입찰을 진행했고 삼성전기를 비롯해 LG이노텍, 대만 기업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전기트럭용으로 4900억원 규모 수주에 성공하면서 테슬라 공급망에 진입했다. 해당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번 프로젝트 승리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삼성전기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날 공시를 통해 삼성전기는 “현재 고객과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인 단계로 거래 규모, 금액 등 세부 사항을 밝힐 수 없다”며 “카메라 모듈 고도화, 다변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최근 삼성전기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을 강화 중이다. 카메라 모듈 외 테슬라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부분이 있다는 의미다.

이미 테슬라는 삼성전자와 밀접한 관계다. 삼성전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는 테슬라의 자율주행(FSD) 칩 설계 지원 및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차기 제품도 삼성전자와 손잡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전력관리칩(PMIC) 등도 공급 대상이다. 삼성전기를 통해 이미지센서까지 제공할 가능성까지 생겼다. 삼성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차량용 이미지센서 생산을 본격화했다.

삼성SDI도 잠재적 협력사다. 테슬라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이미 협력하는 데다 주요 원통형 배터리 업체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사이즈를 4680(지름 46mm 길이 80mm)으로 정한 뒤 일본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등과 개발 중이다. 삼성SDI도 차기작 지름을 46mm으로 설정했다는 소문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거래 가능성이 열린 상태다. 아우디에 이어 현대차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한 전적이 있다. 자동차 시장은 LG디스플레이가 장악하고 있으나 삼성디스플레이도 새 먹거리로 낙점한 만큼 삼성 계열사를 통해 테슬라와 연을 맺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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