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일보 후퇴한 SK쉴더스··· 상장 재추진은 언제쯤?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국내 최대 사이버보안 기업인 SK쉴더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0.5%포인트(p) 인상이라는 해외발 악재의 영향으로 상장 철회한 지 한달여가 지났다. S&P 및 나스닥 등 미국 지수의 하락이 멈춘 가운데 SK쉴더스의 상장 재추진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SK쉴더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장 추진 일정을 정하진 않은 상태라는 입장이다.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장이 안정돼 온전히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때 상장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당장의 시장 상황은 어느 정도 안정된 듯한 모양새다. 당초 SK쉴더스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했던 5월 3~4일은 충격적인 지수 하락이 있던 시기다. 4월 1일 1만4261p였던 나스닥 종합지수는 SK쉴더스가 상장 철회를 발표한 5월 6일 1만2144p로 주저앉았다. 이후 1만1000p 인근까지 하락한 뒤 8일 종가 기준 1만2086p로 반등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현지시각 10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에 따라 시장 상황이 변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7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지속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및 세계 증시 악화의 주요 원인이다. 여러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는 만큼 SK쉴더스가 단기간 내 상장을 재추진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혼탁한 증권시장 상황과 별개로, SK쉴더스의 사업은 호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SK쉴더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3998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4%, 15,7% 증가했다.

특히 사이버보안 관련 사업의 성장이 가파르다. 사업 중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는 물리보안은 7.8% 증가하는 데 그친 데 반해 융합보안은 37.7% 증가했다. SK쉴더스의 융합보안은 기존 ADT캡스의 사업에 더해 SK인포섹의 운영기술/산업제어시스템(OT/ICS) 보안 사업이 결합된 형태로, 큰 성장을 보이고 있다.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세이프티&케어 사업은 71.8% 성장했다.

국내·외 사이버보안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다. 전체 증권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사이버보안의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지난 5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 한-미 정상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사이버보안이 수차례 언급돼 기대를 모았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시작 전 110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사이버보안을 꼽았다. 역대 대통령 중 사이버보안을 국정과제로 삼은 것은 처음이다. 정보보호 공시제도 강화 등 호재가 산적해 있다.

일각에서는 상장 철회 이후 숨을 고르는 동안 ‘물리보안 기업’이라는 선입견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상장 과정에서 SK쉴더스는 줄곧 국내 물리보안 1위 기업인 에스원과 비교됐다. 공모 희망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시장에서는 여전히 SK쉴더스를 물리보안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물리보안 기업의 경우 사이버보안 기업에 비해 비교적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기대치가 높지 않은 데다 사업 성장률도 사이버보안에 비해 낮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쉴더스가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기업 성격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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