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누리호 2차 발사 D-1]② 2027년까지 4번 더 발사…‘뉴 스페이스 시대’ 연다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내일(16일) 우주로 향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2차 발사가 성공하면 정부는 본격적으로 발사체를 고도화하고 관련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이미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고도화 사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더 발사하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10월 누리호 1차부터 16일 발사되는 2호 발사에 이어 오는 2027년까지 총 6차례 발사가 이뤄지는 셈이다. 내년부터 고도화 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은 총 6873억8000만원이다.

이런 반복 발사는 1톤 이상의 위성을 우주로 실어 나르기 위해 개발된 누리호 발사체의 성능을 점검하고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1차 발사에선 1.5톤 스테인리스 알루미늄 구조의 위성모사체(모형위성)가 탑재됐지만, 이번 2차 발사에는 0.2톤급 성능검증위성(4기 큐브위성 포함)과 1.3톤급 위성모사체가 합께 탑재된다.

이후 현재 계획대로라면 ▲내년 상반기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등, ▲2024년 초소형위성 1호 등, ▲2026년 초소형 위성 2∼6호, ▲2027년 초소형 위성 7∼11호 등 현재 개발 중인 인공위성들을 누리호에 실어 우주로 올려보낼 계획이다.

정부는 고도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발사체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우주발사체 분야의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가 주도의 우주개발인 ‘올드 스페이스’가 아닌 혁신적인 민간기업 주도로 재편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대비, 세계시장에서 선두그룹에 설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항우연은 이미 다음 누리호 발사를 대비해 ‘예비호기’로 세 번째 누리호를 제작 중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현재 3호기에 대한 단별 조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만약 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한다면 예비 호기는 고도화사업 1호기가 된다.

반복 발사 사업과는 별개로 누리호 성능 개선 향상 사업 진행도 검토하고 있다. 누리호 주력 엔진인 추력 75톤급 엔진의 성능을 82톤까지 올리고 탑재 가능 위성의 무게도 1.5톤보다 무거운 2.8톤으로 늘릴 수 있게 개량하는 것이 목표다.

한편 누리호는 15일 오전 7시 20분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린 상태로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종합조립동을 출발해 오전 8시 30분 발사대로 이송됐다. 이어 오전 11시 30분 발사대에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됐다.

오후에는 누리호에 전원 및 추진제(연료, 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칼’ 연결 및 기밀점검 등 발사 준비 작업이 수행될 예정이다. 특별한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저녁 7시 이전에 발사대 설치작업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사 기상환경 판단의 주요 요건으로는 지상풍과 고층풍, 낙뢰 및 구름 등이 있다. 발사 가능 온도는 영하 10℃~영상 35℃, 습도는 25℃ 기준 98% 이하, 지상풍은 평균 풍속 15m/s, 순간 최대풍속 21m/s가 기준이다. 비행 경로 상에 번개 방전 가능성도 없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주변은 제주도 남쪽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이 많은 날씨다. 아침 최저기온은 18℃, 낮 최고기온은 24℃, 초속 3~5m의 남서~서풍이 불어 발사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과기정통부과 항우연은 발사 당일인 16일 오전과 오후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누리호에 추진제 충전 여부를 결정한다. 이어 오후에 또 한차례 위원회를 개최해 기술적 준비상황, 기상상황,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누리호 최종 발사 시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오후 4시 발사가 유력하다.

만약 예상대로 발사가 되면 이륙 후 127초(2분7초)에 1단이 분리되고, 233초에 페어링(덮개) 분리, 274초 2단 분리, 897초(14분57초)엔 최종 목표인 700km 고도에 도달해 성능검증위성이 먼저 분리된다. 이후 967초(16분7초) 후엔 위성모사체가 분리되는 순서로 진행된다.

누리호 2차 발사의 성공을 가르는 기준은 누리호 3단이 700km 고도 범위에 들어왔는지 여부다. 궤도 오차는 5%로 둬 665∼735km 고도에 들어오면 성공으로 판단한다. 우선 3단 연소가 수행된 뒤 엔진을 정지시기는 순간을 기준으로 5초 후 1차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

이후 누리호에 탑재된 성능검증위성의 궤도 정보를 받아 2차 판단을 하게 된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종합적인 판단을 토대로 발사 후 약 1시간이 지난 시점에 공식 브리핑을 개최하고 성공 여부를 발표한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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