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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송출수수료 인상…홈쇼핑, 매출 다변화 ‘총력’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홈쇼핑 방송채널사업자(PP)들이 지난해 유료방송사에 지출한 송출수수료가 이들 방송 매출 중 6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으로 유통산업 전반이 기대를 갖지만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이에 홈쇼핑 업체들은 체질개선을 통해 수익채널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17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공표한 ‘2021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홈쇼핑 PP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전년대비 2274억원(11.2%) 증가한 2조2508억원이다. 이는 전체 홈쇼핑 방송사업매출 중 58.9%로 2020년 53.1%보다 5.8%포인트(p) 더 높아졌다. 방송매출 중 60%에 달하는 금액을 유료방송 송출수수료로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지급 대상별로는 인터넷TV(IPTV)가 2157억원 늘어난 1조3243억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18억원 증가한 7470억원, 위성이 20억원 늘어난 1777억원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홈쇼핑PP간 채널확보 경쟁 증가, 인터넷TV(IPTV) 가입자 수 증가 등에 따라 2012년 28.8%에서 2021년 58.9%로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송출수수료 비중이 매년 높아진 배경엔 IPTV의 급격한 인상률이 있다. 공표집을 살펴보면 SO채널은 지난해 송출수수료를 전년대비 0.2% 인상해, 10년 평균 연 0.6% 상승에 그쳤다. 반면 IPTV는 지난해 전년대비 19.5%를 인상하면서 7년 평균 연 28.3%를 상승시켰다.

지난해 IPTV 3사 방송사업 매출은 4조6368억원으로 전년대비 8.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19% 늘어 업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들 홈쇼핑 송출수수료 의존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IPTV 방송사업매출 중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은 2019년 23.5%에서 2020년 25.8%, 지난해 28.5%로 매년 높아진다.
자료=한국TV홈쇼핑협회 홈페이지
자료=한국TV홈쇼핑협회 홈페이지
반면 홈쇼핑PP 방송사업 매출은 저조한 수준이다. 전년대비 85억원(0.2%) 증가하긴 했지만 이는 데이터홈쇼핑(T커머스)가 11.9% 증가한 영향이었다. TV홈쇼핑만 보면 이들 방송 매출은 전년대비 2.5% 감소했다.

물론 홈쇼핑 업계는 최근 사업구조를 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며 방송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모바일 쇼핑·결제에 집중할수록 방송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바일 성장 속도에 비해서도 방송 송출수수료 인상률이 너무 가파르다는 게 홈쇼핑 업계 주장이다. 지난해 GS샵과 CJ온스타일 방송매출 중 송출수수료 비중은 각각 75.8%와 64.2%다. 뚜렷한 모바일 사업 성과가 없는 홈앤쇼핑은 송출수수료 비중이 무려 84.5%에 달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재송신료와 PP 프로그램 사용료가 올라 홈쇼핑 송출수수료도 올려야한다고 하지만, 재송신매출(80억원 증가)과 프로그램제공매출(313억원 증가)에 비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2195억원)은 너무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송출수수료 적정 총액을 정하고 이를 토대로 수수료를 분배하는 등 대안을 제시한다. 가령 홈쇼핑 사업자 순증 이익 50%를 기준으로 그해 전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해야할 적정 송출수수료 총액을 정한 후, 홈쇼핑사 협의를 통해 방송 채널을 배정해 분담금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다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이유로 대안 마련에 나선 정부는 현재 답보 상태다.

홈쇼핑 업계는 자구책 마련이 급해졌다.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하고 온라인 기반 시대에 대응한다는 취지이지만 사실 가장 큰 요인은 송출수수료 때문이다. 이들은 온라인 기반 라이브커머스 방송 강화는 기본, 스타트업과의 제휴나 자체상품(PB) 확대로 채널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CJ온스타일은 우수 스타트업을 발굴해 협업하기 위해 서울산업진흥원과 공모전을 열었다. PB 브랜드는 TV를 벗어나 온라인 혹은 백화점·플래그십 스토어 등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롯데홈쇼핑도 처음으로 온라인 전용 자체 브랜드 ‘올타라이프’를 선보였다. 사내 벤처에서 기획한 ‘벨리곰’ 캐릭터 사업도 강화한다. GS샵 역시 퀵커머스와 온라인몰 강화에 힘준다.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가 인상될수록 홈쇼핑에 입점하는 70% 이상 중소기업 부담으로까지 가중될 수 있고, 홈쇼핑사 탈TV화 현상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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