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IT업계 새로운 근무 트렌드로 ‘워케이션’이 부상했다. 워케이션은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휴가지에서 일도 하고 휴식도 즐기는 새로운 근무 형태를 말한다. 코로나19 펜데믹(전염병 세계적 대유행)으로 원격근무가 활성화된 가운데, ‘어디서’ 일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기업들이 임직원 근무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혜택이다.
네이버는 다음달부터 일본 도쿄와 춘천 등 국내외 거점 도시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신청 직원 중 매주 10명씩 추첨해 최대 4박5일 워케이션 일정을 지원한다. 임직원은 강원도 춘천 연수원과 도쿄 베이스캠프에서 머무르며 근무할 수 있다. 단, 1인 1실이다. 도쿄의 경우, 입국제한 기준이 완화되는 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앞서, 네이버는 직원이 근무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를 다음달부터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기에 한 번씩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기반으로 하는 ‘타입(Type) O(Office-based Work)’, 원격 기반 ‘타입(Type) R(Remote-based Work)’ 중 근무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시총 10위 내 기업 중 엔데믹(풍토병화) 분위기 속에서도 원격근무를 허용하고 워케이션까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곳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IT업계 곳곳에서 워케이션을 시행해 온 기업들 사례에 비춰봤을 때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라인플러스, 티몬, 야놀자, CJ ENM 등 여러 기업이 현재 워케이션 실험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라인플러스는 지난해 7월 ‘하이브리드 워크 1.0’ 제도를 도입하고 원하는 곳에서 한 달간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와 강원도 등 국내라면 어디에서 일해도 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라인플러스는 다음달부터 원격근무 가능지역을 해외로 확대한다.
야놀자 직원들은 강원도 평창에 이어 동해와 여수에서도 쉬면서 일을 할 수 있다. 평창에서 진행한 워케이션의 경우, 60여명이 참여했다. 야놀자는 1주일간 호텔, 식사, 법인차량 등을 지원했다. 지난달엔 동해와 여수를 워케이션 대상으로 삼고 120명 직원을 선정해 호텔, 식사, 사무용품 등을 제공했다.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꾀하는 워케이션 제도라는 설명이다.
티몬은 ‘리모트&스마트워크’ 전면 전환에 앞서 다음달 말까지 50여명 직원이 매주 제주, 남해, 부산에서 머물며 일할 수 있도록 했다. 4박5일 숙박비와 교통비를 지원한다. 티몬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공간 제약 없이 일할 수 있는 메타버스 형태 가상 오피스 도입도 추진한다. 일하는 장소는 국내외 상관없다. 대신, 성과 위주로 판단할 예정이다.
키다리스튜디오와 레진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워케이션 제도를 도입했다. 미국, 일본, 태국, 대만, 독일, 프랑스, 스페인에서 일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우수 인력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까지 포섭하기 위한 전략이다. CJ ENM도 매달 10명 직원 대상으로 제주 월정리 거점 오피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한다. 체류비 200만원도 주어진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 AI 통화앱 비토 운영사 ‘리턴제로’, 택스테크 스타트업 ‘자비스앤빌런즈’ 등 스타트업들은 워케이션 도입을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한편,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 인식 조사 결과 워케이션 제도 도입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63.4%에 달했다. 생산성 향상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61.5%, 직무 만족도 증대 84.6%, 직원 삶의 질 개선 92.3%, 복지 향상 98%로 집계됐다. 실제 한국보다 빠르게 워케이션을 도입한 일본의 경우, 2020년 699억엔 워케이션 시장규모가 2025년 3622억 엔으로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