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담원이 통화중” 사라진 KT 고객센터 [르포]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모든 상담원이 통화 중입니다.” 콜센터에 전화하면 듣는 익숙한 멘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콜센터는 더욱 혼잡해졌다. 대기고객이 많은 경우 상담원과의 직접 연결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KT는 고객과의 원활한 전화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인공지능 스마트 컨택센터(AICC)’를 활용하고 있다. AICC는 음성인식·텍스트분석·대화엔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센터의 전체 업무를 최적화한 시스템이다.
이 중에서도 보이스봇과 AI상담 어시스턴트(Assistant)가 현재 KT 고객센터에 적용되고 있다. 기존 고객상담센터의 경우 상담사와 통화하기 위해 여러번의 선택 과정을 거쳐야 했다면 보이스봇은 이 과정을 대폭 줄였다. KT 고객센터 기준으로 월 542만콜 중 136만 콜을 보이스봇이 담당하고 있다. 보이스봇이 자신이 처리할 수 없는 업무라고 판단하는 경우, 전문 상담사에게 넘어간다.
◆AI어시스트에 역할 달라진 상담원…“요금제 변경 권유하라” 미션도
기자는 지난 28일 전문 컨설턴트가 상담을 진행 중인 KT 고객센터 현장을 방문했다. 현재 KT는 전국 16곳에서 고객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무선(휴대폰 담당) 5곳·유선(인터넷TV 담당) 4곳·통합 7곳이다.
기자가 이날 방문한 KT 고객센터 동작점은 무선만을 담당하고 있다. 컨설턴트가 보이스봇으로부터 넘겨받은 업무들을 AI상담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처리하고 있었다.
육안상 고객센터에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다만 컨설턴트가 전화를 받는 동시에 데스크톱 화면이 바쁘게 움직였다. AI상담 어시스턴트가 컨설턴트와 고객의 대화를 실시간 청취하면서 내용을 요약하고, 또 상황에 적절한 대처방안을 제안했다. 요금제 등 상품을 추천하기도 했다.
AI상담 어시스턴트가 제공하는 기능은 크게 4가지다. ▲대화록 ▲대화추천 ▲상품추천 ▲서비스리퀘스트(Service Request)추천 등이다. 특히 어시스턴트는 ‘대화추천’ 항목을 통해 고객의 문의사항과 함께 관련된 키워드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클릭하면 해당 업무지식과 관련된 문서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높은 수준의 상담이 가능하다.
KT 동작고객센터의 박영선 팀장은 “상담사 입장에서는 AI상담 어시스턴트를 통해 상담시간이 많이 단축됐고, 단축시간 만큼 더 많은 상담을 소화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라며 “문의내용이 많아지는 경우 까먹기도 하는데, 대화록을 통해 이를 다시 확인할 수 있어 이후 상담기록을 정리할 때도 유용하다”고 귀띔했다.
실제 AICC 도입 후 KT 컨설턴트의 평균 상담시간은 34초 감소했다. AI상담 어시스턴트를 통해 상담 후 업무처리 시간도 평균 20초에서 15초로 단축됐다. AICC를 통한 연간 비용 절감 효과는 약 167억원에 이른다.
AI상담 어시스턴트의 적용 이후 컨설턴트의 역할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 컨설턴트의 역할이 단순 고객응대에 그쳤다면 최근엔 상담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고객에 꼭 필요할 것 같은 상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컨설턴트는 상담과 동시에 보유상품 등 고객의 정보를 어시스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고객이 휴대폰만을 가입했다면 인터넷이나 TV 가입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어시스턴트가 현재 상담 중인 고객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LTE 요금제 변경 권유하라” 등의 캠페인을 화면에 직접 띄우기도 한다. 상황에 적절한 스크립트도 함께 제공한다.
◆타겟별 AICC 상품 다양화…연내 CCaaS 출시
"우** 무선일반상담님, 모니터링을 진행합니다"
AI상담 어시스턴트 적용으로 직원 관리도 수월해졌다. 기자가 센터를 방문한 이날 한 컨설턴트는 1시간이 넘도록 한 고객과 상담하고 있었다.
박 팀장은 “과거에는 소리로만 들어야하니까 같은 시간에 한 사람밖에 모니터링 할 수 없었다면, 지금은 상담 중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모든 사원들의 대화내용을 AI상담 어시스턴트의 대화록을 통해 확인할수 있다”고 말했다.
컨설턴트에 대한 피드백 기능과 향후 추가될 예정이다. 해당 기능은 현재 시범 운영 중인 가운데 ▲추가문의 확인 ▲대기표현 ▲공감 양해표현 ▲종료인사 ▲맞이인사 등이 평가되고 있다. 셀프학습도 도입을 고려 중인 기능 중 하나다. 이전까지 팀장들과 매번 연습해야 했다면 이젠 AI를 통해 다양한 상황에 대해 연습할 수 있다.
현재 KT는 금융권과 유통 부문에서 다양한 기업들에게도 AICC를 제공 중인 가운데 타겟별로 AICC 상품을 다양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연내 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한 서비스형 AICC CCaaS(Contact Center as a Service)를 선보일 예정이다.
CCaaS는 물리적인 컨택센터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컨택센터의 모든 인프라와 시스템, 애플리케이션들을 클라우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자체적으로 AICC를 구축하게 되면 많게는 수억원의 비용이 들지만, CCaaS의 경우 월정액만 내면 이용할 수 있어 비용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이에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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