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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심 상용화 코앞…통신3사 준비 ‘박차’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오는 9월 e심(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 상용화를 앞두고 통신3사가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e심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스마트폰 e심 기반의 전산망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요금제도 새롭게 설계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오는 9월1일 상용화 일정에 맞춰 서비스를 열심히 준비 중”이라며 “특히 고객의 니즈를 잘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요금제를 개발하기 위해 정부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심(USIM)은 가입자 식별정보와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담긴 이른바 모바일 신분증이다. 그렇다면 e심은 무엇일까. ‘embeded SIM’이라는 풀네임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내장형 유심을 뜻한다. 소프트웨어 형태로 기존 유심과 달리 실물칩이 필요 없다는 차이점을 가진다.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요금제에 가입한 뒤 문자 혹은 이메일로 받은 QR코드에 접속해 e심을 다운로드받는 방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지난해 12월 ‘스마트폰 e심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통신사·제조사 등과 함께 ‘e심 협의체’를 꾸리고 오는 9월1일을 목표로 e심 상용화를 위한 제도·기술적 기반을 마련해왔다.

e심이 이미 보편화된 해외 국가와 달리, 국내에선 스마트워치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국내 통신환경의 특성상 e심 도입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유럽 등 영토가 큰 국가의 경우 통신사마다 지역별로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의 차이가 커서 e심을 일찍이 도입했다.

e심이 도입되면 한 전화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메인회선과 보조회선을 서로 다른 통신사에서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메인회선은 SK텔레콤, 보조회선은 KT의 요금제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두 개의 번호를 만드는 것은 사실 이전에도 가능했다. 통신3사는 이를 부가서비스 형태로 제공해 왔다. SK텔레콤은 ‘넘버플러스’, KT는 ‘투넘버플러스’, LG유플러스는 ‘듀얼넘버’다. 가격은 월 3000원 수준이다. 다만 메인회선과 보조회선 모두 같은 통신사에서 가입해야하며, 통신사를 바꾸는 경우 해지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e심 다운로드 수수료는 2750원으로 책정됐다. 통신3사가 판매 중인 유심 가격이 7700원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저렴하다. 요금제는 별도다. 3사는 현재 기존 요금제를 그대로 가져갈지 혹은 e심 전용 요금제를 만들 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하지만 부수적인 용도로 활용되는 e심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전용 요금제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를 통해 전해진다.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e심 요금제를 판매 중인 한국케이블텥레콤(KCT)은 자사 알뜰폰 브랜드인 티플러스를 통해 총 14개의 e심 요금제를 두고 있다. 음성 100분·문자 100건 제공하는 e심 표준 요금제 기준 2900원이다.

다만 e심이 상용화돼도 갤럭시 이용자는 당장은 사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8월 출시되는 4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에서부터 e심을 지원할 예정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XS시리즈, 아이폰11시리즈, 아이폰12시리즈, 아이폰13시리즈 등에서 e심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e심의 도입으로 소비자 편익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보안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e심 상용화로 휴대전화를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개통할 수 있기 때문에 번호이동시장이 이전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에 따라 통신3사 간 가입자 유치를 위한 요금 경쟁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염흥열 순천향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기존 유심보다 e심이 해킹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보진 않는다”라면서도 “통신3사와 제조사는 e심 도입으로 인한 여러 위협 요인을 미리 살펴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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