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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5G 중간요금제 나온다…28㎓는 동상이몽 (종합)

백지영,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권하영 기자] 국내 이동통신3사가 정부와의 논의 끝에 오는 8월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키로 했다. SK텔레콤은 3사 중 가장 먼저 이날(11일) 오전 24GB 데이터를 5만9000원에 쓸 수 있는 5G 중간요금제 신청서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제출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속히 검토를 완료해 8월 출시를 목표로 5G 중간요금제를 준비 중이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통신3사 CEO 간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이종호 장관 취임 이후 2개월 만에 처음이다. 5G 중간요금제 출시는 이번 간담회의 성과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을 시작으로 통신3사 모두 내달 중 중간요금제를 출시해 요금제를 다양화하고 국민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5G 중간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10GB에서 100GB 사이인 요금제다. 정 국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 5G 이용자들의 월 평균 데이터 이용량은 23~26.9GB다. 상위 5% 헤비 유저를 제외하면 18~21GB 수준이다. 하지만 통신3사의 현행 5G 요금제는 10~12GB, 110~150GB 등으로 치우쳐 요금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창림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국장)은 이날 간담회 직후 백브리핑을 통해 “통신3사가 5G 중간요금제 출시 필요성에 공감해 8월 내 모두 출시하기로 했다”며 “SK텔레콤은 오늘 오전 중간요금제(안)을 신고했고 법 절차 통해 신고가 수리되면 8월 초 출시할 예정이며, 나머지 2개사도 조속히 검토를 마치고 8월 내 출시키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요금제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KT와 LG유플러스는 5G 중간요금제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한편, SK텔레콤 수준(24GB 데이터 월 5만9000원) 또는 그 이상 공격적인(저렴한) 요금제 설계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간담회의 주요 안건이었던 28㎓ 대역을 놓고는 정부와 통신3사간 동상이몽이 여실히 드러났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에 28㎓ 기지국 투자를 독려하고 있지만, 사업자들은 기지국 특성에 따른 활용사례 부족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와 사업자간 인식 차가 크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사업자들과 학계 및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28㎓ 정책 관련 워킹그룹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정부와 사업자간 입장의 간극은 여전한 셈이다.

정창림 국장은 이날 “28㎓를 통해 당장은 수익성이 없더라도 6세대 이동통신(6G) 등 미래 통신기술을 대비해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사업자들은 주파수 특성 상 투자비용이 많이 들 수 밖에 없어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토로했다”고 간담회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일반 소비자향(B2C)로 투자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B2B와 핫스팟용으로 활용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함께 했다. 과기정통부와 통신사, 학계 등으로 구성된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해외사례 등을 참고해 정책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미국, 일본 등에선 28㎓ 기지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통신사들도 28㎓ 주파수 대역 활성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이 올해 1월 요청한 3.7㎓ 대역 20㎒ 폭 주파수 추가할당과 관련해선 LG유플러스와 대립각을 세웠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0㎒ 폭의 조속한 할당을 호소했다.

최근 과기정통부가 진행한 3.4~3.42㎓ 대역 20㎒ 폭 주파수 추가할당이 LG유플러스 단독 입찰로 가닥난 가운데, SK텔레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3.7~3.72㎓ 대역 20㎒ 폭도 추가할당해줄 것을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연구반을 통해 3.7~3.72㎓ 대역의 추가할당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유 대표는 기자들에게 “3.7㎓ 대역 40㎒(20㎒X2개) 폭에 대해서도 추가할당을 요청했지만, 정부가 (LG유플러스가 요청한) 20㎒만 미리 할당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선 존중한다”면서도 “국민 편익과 투자 활성화 명문에 따라 투자를 할 생각을 충분히 갖고 있는 만큼 정부가 조속하게 추가적으로 주파수를 할당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그러나 SK텔레콤의 추가할당 요청에 대해 견제구를 날렸다. 황 대표는 “전체 주파수에 대한 활용 방안은 산업 전체를 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20㎒ 폭만 따로 떼어서 (의사결정을) 한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구현모 KT 대표는 이날 그룹의 ‘지주형 회사’ 전환 계획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앞서 구현모 대표는 한 공식석상에서 기자들에게 “앞으로 사업구조 조정 측면에서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구 대표는 이날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은 현재 내부적으로 컨설팅을 비롯해 검토 중에 있으며 올해 말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백지영, 권하영
jyp@ddaily.co.kr,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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