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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아쉬운 무아인 활약상...무신사 VR쇼룸 체험해보니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안녕하세요 무아인입니다. 새로운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무한한 패션 세계에서 당신의 감각을 깨워보세요.”

무신사가 지난 11일 공개한 버츄얼 쇼룸에 들어가는 관문은 굉장히 신선했다. ‘가상공간(VR)룸’ 아이콘을 누르니 지난달 무신사가 처음 공개한 가상인간 ‘무아인’이 자연스럽게 걸어오는 듯한 모습이 처음 등장했기 때문. ‘VR룸 입장하기’를 한 번 더 누르니 무아인 실루엣이 점점 3차원(3D) 형태로 구현돼 현실 인간처럼 변해가는 영상이 등장했다.

기대감을 더한 건 무아인 목소리였다. 새로운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각 공간에 숨겨진 6개 토큰을 모으면 뜻밖의 행운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이 목소리는 배우 유아인이 직접 녹음한 것을 무아인 콘텐츠로 활용한 것이다. 한껏 내리깐 저음 목소리는 다음 등장할 버추얼 쇼룸 콘셉트가 무채색의 신비한 느낌을 담았을 것이라고 상상하게 했다.

‘START’ 버튼을 누르자 처음 등장한 공간은 무신사 스테디 셀러 브랜드를 모아놓은 곳이었다. 일렉트로닉한 음악과 화이트톤 배경엔 디스이즈네버댓·라퍼지스토어·예일·아디다스 등 인기 브랜드들이 양쪽으로 나열돼있었다. 실제 쇼룸에서 경험할 수 있을 듯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까지는 성공적이었다.

다만 무아인이 등장해 소개하던 입장의 순간에 너무 기대감을 높인 탓일까. 이후 들여다본 VR룸은 흥미롭게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기엔 아쉬운 요소들이 존재했다.

대표적으론 VR쇼룸을 경험하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단순했다. 보통 모바일에서 살펴본 VR쇼룸은 360도로 공간이 구성돼있고, 사용자 손으로 상하좌우 이동, 확대·축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무신사 VR룸에선 손가락으로 스크롤을 내리고 올리는 정도만 가능하다. 스크롤을 위로 올리면 직진, 아래로 내리면 되돌아간다. 이미 짜여진 길로 직진을 하면서 각 공간에 진열된 브랜드를 클릭해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스테디셀러 공간 이후에 나타난 5개 전문관들은 부티크·스포츠·골프·키즈·뷰티 등 특색에 맞게 꾸며놨다. 가령 명품을 취급하는 무신사 부티크는 짙푸른 색에 화려한 네온사인 콘셉트로, 스포츠관은 육상 트랙처럼, 골프 전문관은 파란 하늘에 초록 잔디, 골프공으로 꾸몄다. 무신사가 지난해부터 강화하는 특정 패션 카테고리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입점 브랜드를 3차원(3D) 형태로 구현했다는 점도 평이한 정도에 그쳤다. 지나가면서 각 브랜드를 확인할 수 있는 아이콘을 누르면 브랜드명과 이와 관련한 간단한 설명 및 키워드, 제품 사진들이 여러장 등장한다. 그러나 이게 전부다. 모델이 입고 있는 의상을 보고 제품 상세 페이지로 넘어간다거나 3D 마네킹이 전시된 건 아니었다. 각 전문관엘 구경하면서 무신사에 어떤 브랜드들이 입점해있는지 정도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됐다.

사실 이러한 방식으로만 구경한다면 지루해서 42개 브랜드를 전부 살펴보는 사용자는 없을 듯 하다. 대신 무신사는 VR룸 전문관 곳곳에 6개 토큰을 숨겨놨다. 이 토큰을 찾기 위해선 브랜드 소개 페이지를 하나씩 눌러봐야 한다. 토큰을 모두 찾은 고객에겐 추첨을 통해 ‘무신사x무아인 웰컴 키트’를 증정한다. 토큰 이벤트는 8월14일까지다.

주의할 점이 있다. 화면에서 뒤로 돌아가기 위해 스크롤을 황급히 내리다 보면 돌연 VR룸을 입장하는 초기 페이지가 나타난다. START 버튼을 다시 눌러서 입장해야 하는데, 이 경우 모아놨던 토큰들도 역시 모두 초기화돼있다. VR룸을 입장할 때마다 토큰이 위치한 곳도 매번 달라진다. 때문에 실수로 VR룸에 재입장하면 처음부터 브랜드 하나하나 클릭하는 수고를 더해 토큰을 모아야 한다.
가장 아쉬웠던 건 무아인의 활약이었다. 무아인은 VR룸 입장 전 소개 멘트를 하는 것 말고는 VR쇼룸에선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앞서 무신사가 지난 6월 무아인을 처음 소개하며 “무아인 활약은 7월에 오픈하는 무신사 스토어 버추얼 쇼룸에서도 확인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에 비해선 무아인 콘텐츠가 매우 적다.

무신사에 따르면 버추얼 쇼룸은 8월까지 운영되며, 아직 연장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 운영 기간 중 콘텐츠가 추가되진 않고 현재 모습 그대로 유지된다. 무아인이 등장한 관문이 인상 깊어 전체적인 VR룸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무신사가 새로운 고객경험을 위해 가상공간이라는 신기술을 사용했다는 것은 의미있는 시도다.

진짜 인간처럼 가상인간 무아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선 콘텐츠 제작에도 충분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무신사가 예고한대로 무아인이 카테고리별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모습을 갖춰간다면, 향후 선보일 버추얼 쇼룸 및 가상 콘텐츠는 훨씬 더 풍부해질 수 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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