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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패스'에 밀린 은행권 공동인증 '뱅크사인' 9월 종료

이상일
-역할 물려받는 '뱅크ID' 성패에 업계 주목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은행권 공동 인증 플랫폼인 ‘뱅크사인'(BankSign)’ 서비스가 오는 9월 15일자로 중단된다. 서비스 운영사인 금융결제원은 뱅크사인은 종료되지만 보다 고도화된 ‘뱅크아이디(뱅크ID)’를 통해 인증시장에서의 사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은행권이 공동으로 협력해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범했던 ‘원조’ 공동 인증서비스가 결국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면서 디지털 금융시대의 금융사 경쟁력에 대한 논의가 다시 한번 불거질 전망이다.

뱅크사인은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기 위해 은행연합회와 주요 은행들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든 공동인증 서비스다. 당시 삼성SDS가 자사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 기반으로 구축했으며 은행권의 첫 상용화된 블록체인 기술 도입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뱅크사인은 은행권 블록체인 플랫폼의 본격 가동을 알리는 신호탄 기대를 모았다. 금융거래의 기초가 되는 인증업무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향후 더 다양한 블록체인 공동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였다.

실제 은행권의 공동으로 힘을 모아 블록체인 기반의 상용 서비스를 출시한 것은 2019년 당시로선 세계적으로도 유례 없는 일이었다.

뱅크사인으로 모바일 로그인을 포함해 송금과 같은 모든 은행거래가 가능하다는 점과 기존 공인인증서와 달리 발급절차가 간편하다는 점 등이 주목됐지만 뱅크사인은 2018년 말 약 10만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한 이후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동통신 3사의 인증수단인 ‘패스'(PASS)’가 약 2800만명, 카카오페이 인증 이용자 수가 약 1000만명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참패를 면치 못한 성적이다.

이후 운영 주체였던 은행연합회가 2020년 ‘뱅크사인’을 금융결제원으로 이관해 현재까지 금융결제원이 사업을 유지해왔다.
당시 이관 명분으로 뱅크사인 업무의 효율화와 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인증전문기관인 금융결제원으로의 업무이관을 통해 인증전문기관의 인적, 물적 자원 활용, 비용절감, 서비스 개선 등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서비스 유지’에 초점을 맞췄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결국 9월부로 사업이 종료되면서 비대면 시대의 인증이라는 중요한 시장에서 은행권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다만 금융결제원은 지난해 9월 선보인 블록체인 분산ID(DID) 기반 은행 공동 인증 서비스 ‘뱅크아이디(뱅크ID)’를 통해 서비스를 계승한다는 입장이다.

뱅크아이디는 국내 16개 은행이 함께 활용하는 블록체인 DID 기반 인증 서비스다. 금결원이 2020년 은행연합회로부터 이관받은 은행 공동 인증서 뱅크사인을 블록체인 DID 인프라로 전환해 서비스 범위를 기존의 은행 공동 인증서에서 신원증명까지 확대했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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