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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각축전 새 국면…티빙X시즌, 합병 시너지 있을까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간 각축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오는 12월 KT의 OTT 시즌이 CJ ENM OTT 티빙에 흡수된다. 이로써 티빙은 웨이브를 따돌리고 토종 OTT 가운데 1위 사업자로 우뚝섰다.

지난 6월 기준, 양사의 합산 가입자 수는 약 560만으로 국내 OTT 가운데 가장 많다. 가입자 수 증대는 양사가 기대하는 합병효과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CJ ENM과 KT는 각사가 가진 경쟁력을 바탕으로 티빙을 글로벌 NO.1 OTT로 키우겠다는 포부다.

시즌 가입자, 티빙으로 흡수…서비스 형태는 논의

CJ ENM과 KT는 14일 오후 각각 이사회를 열고 각사의 OTT법인인 티빙과 시즌의 합병안을 결의했다. 티빙이 시즌에 흡수합병 되는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대 1.5737519로, 예정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이에 따라 시즌은 올 연말 서비스를 종료하고, 시즌의 고객은 티빙으로 이관된다. 합병 이후 서비스의 형태나, 인력 구성 등에 대해선 앞으로 양사가 함께 논의해 가기로 결정했다.


티빙과 시즌의 통합설은 앞서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CJ ENM이 지난 3월 KT와 콘텐츠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한 가운데, 이는 티빙과 시즌을 통합하기 위한 절차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제작사와 유통채널을 모두 갖춘 CJ ENM이 단순히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콘텐츠를 구매하고 자사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는 주장은 누가 봐도 설득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과거 KT 커스터머부문장 강국현 사장의 발언도 통합설에 힘을 실었다. 강국현 사장이 지난 4월 진행된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CJ ENM과의 협력으로 시즌의 입지가 애매해진 것 같다. 일각에선 CJ ENM의 티빙과 KT 시즌의 통합설도 제기된다’는 질문에 “국내 OTT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협력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답하며 통합설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판도 뒤집힌 OTT 시장…티빙-시즌 합병효과는

결국 티빙과 시즌은 통합했다. 이에 국내 OTT 시장의 판도도 뒤집혔다. 지난 6월 기준 티빙과 시즌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각각 401만명, 157만명으로 이를 더하면 기존 1위 사업자인 웨이브(424만명)을 추월한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연합해 설립한 OTT다.

특히 이번 합병으로 CJ ENM은 마케팅 채널을, KT는 글로벌 유통채널을 각각 얻게 됐다. CJ ENM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통신사가 가진 가입자와 마케팅 툴이 필요했다. 출범 1년 만에 OTT시장에서 14%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3위에 오른 티빙은 국내 최고의 제작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 이후 성장이 정체됐다.

KT와의 협력으로 CJ ENM은 시즌의 가입자는 물론, KT 가입자도 흡수할 수 있게 됐다. 마케팅 툴도 확보했다. 이미 KT는 지난 6월 마이케이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티빙 서비스 혜택 사전 알림 신청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KT는 티빙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콘텐츠를 유통할 수 있게 됐다. KT 역시 시즌은 물론, 올레TV·스카이TV(skyTV)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갖췄지만 글로벌 유통채널은 부재하다. 시즌을 글로벌 유통채널로 키울수도 있지만, 독자적인 OTT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다. 대신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콘텐츠 제작능력을 입증해 보인 KT는 CJ ENM과 함께 티빙을 글로벌 OTT로 키우기 위해 협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양사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양질의 콘텐츠 제작과 교류, 다각적 유통 전략, 시청 품질 서비스 고도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목표는 ‘글로벌 No.1 K콘텐츠 플랫폼’이다.

티빙 양지을 대표는 "티빙과 케이티시즌의 만남은 최근 글로벌에서 위상이 강화된 K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OTT 생태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양사의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통신 기술력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NO.1 K콘텐츠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윤경림 사장은 “글로벌 OTT의 각축장이자 핵심 콘텐츠 공급원이 된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보다 신속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번 통합을 결정하게 됐다”며 “KT그룹은 미디어 밸류체인을 활용한 콘텐츠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 CJ ENM과 협업해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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