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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블록체인 사업에 거는 기대...2분기 부진한 성적표에도 '괜찮아'

박세아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올해 2분기 위메이드에 이어 컴투스홀딩스가 블록체인 사업 확장과 신작 출시 마케팅 비용 등에 따른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당장 적자지만 꾸준히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향후 이들의 블록체인 사업 성과에 이목이 쏠린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89억원, 영업손실은 16억22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32억원 영업적자를 봤던 것과 비교해서는 영업손실 폭이 절반 가량 축소됐지만, 2분기 연속 부진한 성적표다. 당기순손실도 317억원에 이른다.

컴투스홀딩스는 블록체인 및 신작 게임 출시 성과에 따른 게임 사업 확장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게임빌이 코인원 지분을 인수하고, 컴투스를 품으면서 탄생한 컴투스홀딩스사업 성과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컸다. 주가만 보더라도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초 3만7650원에서 지난해 말 23만7500원까지 폭등한 바 있다.

컴투스홀딩스보다 빠르게 2분기 실적을 공개한 위메이드 역시 영업적자를 봤다는 점에서 컴투스홀딩스와 상황이 다르지 않다. 위메이드는 올해 2분기 33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약 109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0년 5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위메이드도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실적 악화 요인 중 하나라고 꼽았다. 위믹스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위해 관련 인재와 마케팅 등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단기적으로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위믹스 플랫폼 사업 확장에 따른 인건비로만 지난동기대비 244.8% 증가한 562억원을 썼다.

위믹스는 본래 클레이튼 기반 플랫폼이었다. 하지만, 위믹스 기반 게임들이 점점 증가하면서 자체 메인넷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투자 비용을 쏟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양사 모두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블록체인이라는 신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지속해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2분기 영업손실은 게임 사업 매출 확대 및 효율성 개선을 통해 전분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라며 "이달 본격 가동되는 엑스플라 메인넷을 기반으로 플랫폼, 콘텐츠를 아우르는 글로벌 웹3 토탈 밸류체인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컴투스홀딩스는 하반기 블록체인 투자 관련 실적 향상을 노린다는 입장이다. 지난 9일 KBW2022에서 발표한 자체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기반으로 게임과 콘텐츠를 아우르는 웹3.0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컴투스홀딩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게임, 플랫폼, 거래소, 메타버스 등 확장을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엑스플라 메인넷은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미래 콘텐츠 및 플랫폼을 선도하는 블록체인 생태계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엑스플라 구축 및 검증 작업 등에 참여하며 이달 19일부터 가동한다.

또 게임개발 서비스형 플랫폼 하이브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C2X를 바탕으로 웹2.0, 웹3.0을 포괄하는 게임 플랫폼 사업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컴투스홀딩스는 C2X 메인넷인 테라를 교체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체 메인넷을 구축할 지 관심을 받았었다.

위메이드 역시 투자와 실제 성과 사이에 일정한 갭이 있다는 전제하에 위믹스를 글로벌 메인넷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컨콜에서 언급했듯, 투자와 매출 사이에는 일정한 타임갭이 있다. 회사 재무 건전성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블록체인 관련 인건비 수준은 계속 올라갈 수 있다"라며 "이번 분기 영업손실에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플러스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재무적으로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장기 성과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위믹스의 경우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사업 확대와 이로 인한 투자와 인력 채용이 지속되고 있어 관련 사업의 비용 증가가 당분간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위믹스3.0, 위믹스달러 출시, 메인넷 출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플레이 오픈 등 위믹스의 활용처가 확대되고 다양한 서비스 확대로 블록체인 기반의 게임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또 4분기 중 미르M 글로벌 버전이 출시를 앞두고 있고, 하반기에 대다수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신작과 관련된 모멘텀과 실적 상승까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목표하고 있는 온보딩 게임 100개 중 2분기까지 출시한 게임이 14개다.

또 이베스트증권 성종화 연구원도 이용자가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플레이투언(P2E) 게임이나 블록체인 플랫폼 C2X 생태계 운영 등 컴투스홀딩스 블록체인 사업 잠재력은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성 연구원은 "P2E 게임은 중장기적으로 여러 실험과 피드백을 거쳐가야 하는 것으로서 단기적으로 획기적인 매출 기여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감을 너무 높여서는 안 된다"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컴투스홀딩스가 자체 메인넷 사업까지 착수하면서 블록체인 성과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한층 커진 상태다.

한편 블록체인 사업 확장에 다른 게임사들도 열을 올리고 있다.

네오위즈는 웹3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인텔라X'를 공식 발표했다. 네오위즈는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인텔라X를 연내 구축해 사업 본격화에 나설 계획이다.

넷마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마브렉스 역시 MBX 생태계 성과를 강조하면서 블록체인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브렉스는 MBX 생태계가 게임 중심 에코시스템 및 토크노믹스 구축을 통해 이용자, 개발자, 퍼블리셔, 서비스 제공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표방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수수료 자동 소각 모델과 성장 펀드 적립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생태계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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