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SK실트론, 'EUV D램' 웨이퍼 개발…日 의존도 축소

김도현
- 日 섬코·신에츠 추격 가속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SK실트론이 차세대 메모리 소재를 공급한다.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분야를 국산화하게 됐다.

24일 SK실트론에 따르면 지난 6월 10나노급 4세대(1a) D램용 폴리시드 웨이퍼 개발을 완료했다.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공급 중이다.

웨이퍼는 반도체 원판이 되는 소재다. 현재 가장 널리 활용되는 건 실리콘 기반 웨이퍼다. 실리콘 웨이퍼는 크게 ‘폴리시드’와 ‘에피텍셜’로 나뉜다. 폴리시드 웨이퍼는 고순도 다결정 실리콘을 가공해 만든 제품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작에 쓰인다. 에피텍셜 웨이퍼는 폴리시드 위에 마이크로미터(㎛) 두께 실리콘 단결정층을 증착한 것으로 시스템반도체에 활용된다.

이번에 SK실트론이 개발 및 양산한 웨이퍼는 최신 D램용이다. D램은 10나노미터(nm)대부터 회로 간 선폭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고 있다. ▲1x ▲1y ▲1z ▲1a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1a의 경우 삼성전자는 14.0nm, SK하이닉스 등은 14.Xnm를 의미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a D램에 극자외선(EUV) 공정을 도입하기도 했다. EUV는 차세대 노광기술로 전용 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한다. EUV를 적용하면 미세공정 구현에 유리하다.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 사용되다가 메모리 업계도 투입하는 추세다. 현재 삼성전자는 4개 레이어, SK하이닉스는 1개 레이어를 EUV로 노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UV는 기존 빛 파장과 특성이 달라 관련 소재 등도 맞춤 제작해야 한다. 회로 선폭이 좁아진데다 EUV까지 적용되는 만큼 1a D램용 웨이퍼 개발 난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SK실트론 합류 전까지는 일본 섬코와 신에츠 정도만 납품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작년 하반기부터 1a D램 양산에 돌입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일본산 웨이퍼를 활용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a D램 비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SK실트론이 소재 공급망 다변화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말까지 D램 생산량의 약 25%를 1a 제품으로 채울 계획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실트론의 12인치(300mm) 웨이퍼 시장점유율은 18% 내외로 전체 3위다. 같은 기간 섬코 30%, 신에츠 25% 수준이다. 2~3년 전만 해도 15~20% 격차를 보였으나 차이를 줄였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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