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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패션·뷰티…버티컬 커머스, ‘온오프’ 연계 입지 강화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이 다양한 상품과 배송을 앞세워 성장하는 사이, 한가지 카테고리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성장한 곳들이 있다. 바로 ‘버티컬 커머스’다. 이들은 패션·뷰티·식품 등 특정 카테고리 상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최근 버티컬 커머스 업체들이 집중하는 건 입지 확대다. 플랫폼 특성상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더 많은 고객이 모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상품 수를 늘리거나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넓힌다. 특히 버티컬 커머스는 신선식품과 패션·뷰티 등 분야 비중이 높다. 가격 외에도 품질이나 후기, 경험 등이 중요한 영역이다. 이들이 온·오프라인 연계에 무엇보다 진심인 이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마켓은 9월부터 이랜드리테일과 ‘킴스오아시스몰’을 열고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양사는 기존에도 각각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했지만 이번 협업을 통해 폭넓은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이랜드 상품 소싱·개발 역량과 오아시스마켓 합포장 역량을 적용해 새벽배송 규모를 키우면서 효율화한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은 별도 홍보 없이 ‘맘카페’ 등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었다. 다만 유기농·친환경 콘셉트로 운영되다 보니 상품 수를 전폭적으로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킴스오아시스몰에선 기존 오아시스 상품들과 라면·카레 등 일반 식품을 함께 구매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랜드리테일 고매출 지점인 뉴코아 강남점 킴스클럽 내 오아시스마켓 매장을 여는 등 오프라인에서도 연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아시스마켓 측은 “단순히 온·오프라인 매장을 동시 운영하기보다 물류 시스템을 효율화해 흑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문 연 의왕 물류센터 1층은 피킹과 패킹이 혼재돼있지 않고 피킹존으로 구성했으며, 상품기획자(MD)가 온오프라인 함께 맡아 채널별 인기 상품을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무신사와 W컨셉 등 온라인 기반으로 시작한 패션플랫폼도 오프라인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고객을 온라인으로 유도하기 위한 미끼이면서, 온라인에서 제공할 수 없던 체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지난달 서울 강남에 300평 규모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을 열었다. 키즈·골프·친환경 등 전문 카테고리를 넓혀 타깃 고객층 확대에 나섰다.

W컨셉은 최근 전국 백화점 중 매출규모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문을 열었다. 3월 경기점, 7월 대구점에 이어 세 번째 매장이다. 지난해 5월 W컨셉이 SSG닷컴에 인수된 후 신세계그룹으로 편입되면서 보다 적극적인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취한다. W컨셉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백화점 입점을 통해 타깃층을 넓히는 것도 가능하다.

W컨셉 측은 “오프라인 채널 확대로 입점 브랜드 판로를 개척하고 신규 고객과 타깃 연령을 확대할 수 있다”며 “온라인몰에선 패션·뷰티 영역 큐레이션 역량을 도입해 라이프 카테고리를 운영한다”고 전했다.
화장품과 명품 역시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만 보고 구경하기엔 한계가 느껴지는 상품군이다. 중고·빈티지 명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번개장터’가 오프라인 매장 ‘브그즈트 컬렉션’을 만든 후, 크림 자회사 팹이 운영하는 중고 명품거래 플랫폼 ‘시크’도 명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한다.

CJ올리브영은 다른 버티컬 커머스와 반대로 오프라인에서 시작했는데, 현재는 오프라인 매장이 오히려 온라인 사업 근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인 옴니채널 운영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그중 ‘오늘드림’ 주문 건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동기대비 2.4배 늘었다.

올리브영은 엔데믹 전환에 맞춰 매장 리뉴얼을 계획하면서도 온라인몰 주문 고객들을 위해 빠른 배송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연내 서울과 경기 지역에 도심형 물류 거점(MFC)를 6개 추가로 열어 빠른 배송을 확대하고 온라인몰 일반 주문 건 24시간 내 배송도 강화한다.

버티컬 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외연 확장을 위해서 카테고리 확장이 이뤄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분별하게 범위를 넓히는 것보다 강점이 있는 분야를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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