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IFA 폐막…규모 회복 지연·위상 재정립 숙제 '여전' [IFA2022]

백승은

- 사실상 3년 만의 정상 개최…참여 기업·참관객 축소 한계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가전 전시회 ‘IFA2022’이 마무리됐다. 그간 코로나19 영향으로 축소 개최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3년 만에 정상 개최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1100여개 기업 중 국내 기업은 160여개였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 가세해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6일(현지시간) IFA2022이 나흘 간의 행사를 마치고 폐막했다. IFA는 베를린메세와 독일가전통신산업협회(gfu)가 공동 주최했다.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 타격으로 예년보다 참여 기업이 크게 줄었다. 2021년에는 오프라인 행사가 완전히 취소되고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올해는 정상 개최됐으나 참여 기업 숫자가 줄었다. 지난 2019년에는 50여개국에서 1900여개 기업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적은 1100여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객 역시 20만명 규모였지만 10만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IFA2022 현장에 있는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 IFA를 참석했을 때보다 참관객 숫자가 확 줄었다. 기존의 50~60%, 많게는 80%까지도 줄어든 것 같다”라며 “매년 중국에서 700~800개 기업이 참가했다면 올해는 200여개로 쪼그라들며 전체 참가 기업 숫자도 적어졌다”라고 설명했다.

◆韓기업 전시관은?=IFA2022에 참가한 국내 기업은 160여개다. 이중 삼성전자는 참여 기업 중 최대 규모로 전시관을 꾸몄다. 삼성전자가 전시장 남쪽에, LG전자는 북쪽 입구에 전시를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전시관 주제는 ‘스마트싱스 라이프를 경험하라(Do the SmartThings)’와 ‘지속 가능한 일상(Everyday Sustainability)’이다. 총 7개의 주거 공간을 ‘스마트싱스 홈’으로 꾸며 스마트싱스로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홈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친환경을 위해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세 플라스틱 배출 저감 세탁기가 대표적이다. 2022년형 마이크로발광다이오드(LED) 114인치 TV와 ‘오디세이 아크’ 등 게이밍 제품 역시 강조했다.



LG전자 전시관은 ‘일상의 새로운 가능성을 재발견하다(Life, Reimagined)’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전시관에는 9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이 모습을 드러냈다. 136인치 마이크로LED TV와 86인치 액정표시장치(LCD)TV 퀀텀닷나노셀발광다이오드(QNED) TV 등 초대형 라인업이 줄지어 등장했다.

게이머들을 위한 ‘플렉스 아케이드‘도 꾸몄다. 이 곳에서는 휘어지는(벤더블) 42인치 TV ‘플렉스’ 체험을 마련했다. 터치하면 색상이 변하는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과 신발관리기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LG전자는 IFA2022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지 홍보도 병행했다. 삼성전자는 전시관에서 부산엑스포 홍보영상 상영과 홍보 브로셔를 배포했다. LG전자는 전시관 한쪽 벽을 부산엑스포 유치 콘텐츠로 채웠다. 전시장 외부에는 부산엑스포 유치 깃발 광고를 설치해 광고 활동을 재개했다.



코웨이와 위닉스 등 국내 중견 가전도 전시를 진행했다. 코웨이는 아이콘 정수기 시리즈와 공기청정기 14종, 정수기 8종 등 22종의 제품을 내놨다. 특히 수출용 공기청정기 ‘에어메가’를 앞세웠다. 위닉스는 공기청정기 ‘제로’를 비롯해 가습기와 건조기 등을 중심으로 전시에 나섰다.

롯데그룹 역시 처음으로 참가했다. 롯데그룹의 유통 6개사 ▲롯데홈쇼핑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면세점 ▲롯데하이마트 ▲코리아세븐은 우수 중소기업 50여개사와 함께 부스를 운영했다.

◆아몬 퀄컴 CEO, 기조연설자로 나서…모바일 확장 움직임도=2일(현지시간) 기조연설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진행했다. 아몬 CEO는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 간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이날 퀄컴과 메타와의 협력을 발표하며 “메타버스 기술을 선도하는 퀄컴과 메타가 협력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컴퓨팅에 혁신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몬 CEO를 필두로 ▲아르켈릭 하칸 불구르루 CEO ▲아너 조지 짜오 CEO ▲화웨이 컨슈머비즈니스그룹 서유럽 윌리엄 티안 법인장 ▲삼성전자 유럽법인 마크 할로웨이 등이 연설에 나섰다. 아너와 화웨이 등 모바일 제조사 CEO가 나섰다. TV와 생활가전에 집중된 전시회의 기조를 모바일로 확장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전시동안 가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관련 신기술 및 신제품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간) 국내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롤러블·슬라이더폰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팀장 최원준 부사장은 “확신이 섰을 때 시장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소니는 IFA2022 개막에 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5 IV’를 선보이고 전시관에 전시했다.

IFA2022에 참가한 유럽 현지 기업으로는 ▲밀레 ▲일렉트로룩스 ▲보쉬 ▲지멘스 등이 있다. 이외에도 ▲소니 ▲TCL ▲하이얼 ▲도시바 ▲파나소닉 등 글로벌 기업이 대거 자리에 함께했다.

◆IFA2022 면면은?=독일 정부는 베를린을 비롯해 주요 시내에서 가로등을 점등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가스비와 전기료가 폭등한 데에 대한 대처다.

다만 전시관 내에서는 별도의 에너지 절감 정책을 앞세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FA2022에 참가한 또 다른 가전업계 관계자는 “불편할 수준의 제재 사항은 없었다. 전시관 내에서 적정 온도를 지키는 수준의 규제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작은 헤프닝도 있었다. 세르비아의 가전업체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EV) 제조사 테슬라로 혼동된 것이다. 로고까지 흡사해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IFA2022는 참가 기업이나 관람객 수 등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3년 만에 열리는 행사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특히나 국내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업체도 함께해 창구 확대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백승은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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