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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독부에 이어 ‘일제 헌병’ 복장대여라니…온라인 거센 성토 [디지털 & 라이프]

신제인
<사진>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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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서울시가 3년만에 재개한 '정동야행' 행사에서 역사 체험 형식으로 ‘일본 헌병대 옷 대여’를 해준 것으로 뒤늦게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적지않은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 덕수궁 돌담길을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야간 프로그램인 '정동야행' 행사가 지난 23일~24일 이틀간 열렸다.

이번 행사는 대한제국, 신문물, 국제외교라는 3가지 테마로 구성된 행사로 진행됐다. 논란이 된 것은 대한제국 역사 투어에서 일본 헌병 및 천황 복장을 대여해주는 행사가 있었다는 점.

고종 황제 재위 시기, 덕수궁은 1905년 일제가 대한제국을 병합하기위한 을사늑약을 체결한 통한의 장소다.

이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박탈당했고, 일제의 본격적인 내정 간섭이 시작됐으며 5년뒤 결국 한일합방으로 이어져 35년간 국권이 찬탈되는 시련이 시작된다. 지난 2018년 큰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시대적 배경이다.

참고로, 이 을사늑약에 찬성한 이른바 '을사오적'은 박제순(朴齊純, 외부대신), 이지용(李址鎔, 내부대신), 이근택(李根澤, 군부대신), 이완용(李完用, 학부대신), 권중현(權重顯, 농상부대신)이다.
<사진>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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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에서 일어난 을사늑약의 역사적 사실을 논리로 일본 순사와 천황의 복장을 대여했다면, 흡사 고려시대 행사를 한다면서 몽골 기병 복장과 몽골식 두발로 치장해도 할말이 없다. 누가 기획했는지는 모르지만 천박한 역사 인식이다.

더구나 이번 행사의 주제가 '정동의 르네상스'였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를 지켜본 외국인 및 관광객들에게 일제 강점기가 대한제국에 르네상스로 인식되는 잘못된 역사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는 의상 대여를 직접 주관하지 않았고 문제의 의상이 전시된 것도 몰랐다고 밝혔다. 서울시측은 승인받지 않은 의상을 무단으로 전시 대여한 책임을 물어 해당 업체에 대해선 법적 책임을 강구하도록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논란이 확산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행사를 주최한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에게 진상 규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일본 순사와 헌병대 복장이 우리 역사인가"라고 규탄했다.

아울러 최근 광화문광장 변천 과정을 담은 포스터에 조선총독부 건물과 일장기가 연상되는 디자인으로 거센 논란이 일었던 일도 지적했다.

지난 8월, 광화문일대 버스정류장 등에 광화문광장 변천 과정을 포스터 행사에서 조선총독부 건물과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포스터가 게재돼 논란이 일었었다.
당시 유명 역사 유튜버인 황현필씨는 "경복궁 뒷면에 위치한 인왕산의 위치가 실제보다 우측으로 이동돼 있는데, 이는 현재 이미지 전문 판매 사이트 '픽스타(pixta)에 나오는 일본 후지산과 욱일기의 배치 구도 이미지와 너무나 흡사하다"고 꼬집었다.

또 포스터속에 뜬금없이 '흑두루미'와 '녹나무 잎'이 등장에 대해 흑두루미는 이토 히루부미 등 일본 근대화 시대 극우 인사의 본산지인 야마구치현(조슈번), 녹나무잎은 가고시마현(사쓰마번)의 상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는 해당 포스터를 철거했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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