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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팩트체크]② 트위치처럼 유튜브도 화질을 낮출 것이다?

백지영

최근 망이용대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콘텐츠사업자(CP)가 인터넷사업자(ISP)에 망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하는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입증되지 않았거나 그릇된 주장들이 마치 사실처럼 전달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망이용대가 논란을 둘러싼 팩트체크를 통해 합리적 사실관계를 따져보고자 한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9월 30일 게임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네트워크 비용 증가를 이유로 국내 시청자의 원본 화질을 최대 1080p에서 720p로 낮추면서 유튜브 역시 비슷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가 이용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구글이 이같은 내용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4K 초고화질 서비스를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만 제공하는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일부 IT팁스터들을 통해 공공연히 퍼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글이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망무임승차방지법)에 적극적인 반대 여론몰이에 나서는 상황에서 영상화질 제한 테스트베드로 한국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트위치, "'망사용료' 핑계로 수익개선 추진"

하지만 아직 망무임승차방지법은 통과되지 않은 상황에서 ‘망사용료’ 이슈를 빌미로 국내 이용자들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만 영상 화질을 제한한 트위치의 경우, 구글이나 넷플릭스와는 달리 이미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 망사용료를 내고 있다. 또, 망무임승차방지법은 트래픽 점유율 1% 이상, 일 이용자 수 100만 이상 등 일정 규모 이상 CP에 적용될 가능성이 커 사실상 트위치는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즉, 앞으로는 ‘망 사용료’ 핑계를 대면서 뒤로는 수익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트위치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던 지난 2020년부터 이용량이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 아프리카TV 등과 외형경쟁을 펼치면서 LOL 유치 등을 통해 트래픽이 늘어났지만 중계권료나 트래픽 처리비용 등도 덩달아 증가한 것을 분석된다.

현재 트위치는 지속적인 트래픽 급증에 대비해 화질에 따른 차등요금제 도입, 일반 이용자 PC를 활용하는 P2P 도입 등을 추진 중이며, 화질 제한 역시 우리나라를 테스트베드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망사용료 지급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니 구실로 삼기 좋은 여건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트위치는 아마존의 자회사로,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통해 서비스가 제공받고 있어 ISP와의 협상도 타사보다 유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망대가를 핑계삼아 이용자 피해를 유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방통위, 이용자 피해 발생 시 전기통신사업법상 위반 여부 검토

마찬가지로 유튜브 또한 망사용료를 핑계로 영상 화질을 차등 제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이 경우 역시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비판이다. 또, 치열한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화질을 낮추는 행위 자체로 이용자 이탈을 유발할 수 있어 구글로써도 쉬운 선택은 아니다.

다만 망사용료 이슈와는 별개로 지난 2020년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정 내 인터넷 사용율이 크게 증가하자 유럽연합(EU)은 유튜브 등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에 데이터 전송 품질을 낮춰달라는 요청을 한 적은 있다. 인터넷 인프라 네트워크가 취약한 유럽지역 내 네트워크 품질 유지를 위해소다. 이에 당시 유튜브는 일정기간 동안 유럽 내 스트리밍 화질을 480p 해상도로 제한한 바 있다.

한편 트위치의 사례처럼 국내에서 동영상 화질을 고의적으로 낮출 경우, 정부의 법적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위원장이 “트위치에 이어 유튜브까지 화질저하 조치를 취한다면 많은 이용자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트위치에 대해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의 조치를 고려 중인지” 묻는 장경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전기통신사업법상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역시 지난 5일 트위치에 질의서를 보내 “동영상 화질 저하 조치로 통신사 고객센터에 관련한 민원이 접수되고 있으며, 화질 저하 조치에 대한 사유와 내용을 알려달라”며 “통신사의 서비스가 아무런 문제없이 원활하게 제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가 시행됐다는 점은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답변을 촉구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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