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무산된 하이마트 온라인몰 개편…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롯데하이마트 온라인몰 개편 계획이 3개월 만에 무산됐다. 가전시장 내 온라인침투율이 높아지자 하이마트 역시 온라인몰 고도화를 통한 이커머스 대응을 계획했으나, 한 템포 쉬어가게 됐다. 다만 이번 결정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가 7월 중순부터 추진하던 온라인몰 개편 사업이 약 3개월만에 중단됐다.
하이마트와 해당 계약을 맺었던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 A사는 공시를 통해 “발주사(하이마트) 경영판단에 따른 당해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변경 요청 공문을 수령했으며, 이에 따라 프로젝트는 2022년 10월31일 종료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A사는 지난 7월 롯데정보통신과 함께 롯데하이마트 온라인쇼핑몰 개편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당초 하이마트는 이커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연·민첩한 프론트 오피스 시스템을 구축하려 했다. 계약 기간은 지난 7월부터 내년 8월31일까지 1년으로, 수주금액은 92억원이었다.
하이마트는 PC·모바일·챗봇 등 사용자 편의성을 위한 신규 기능들을 온라인몰에 추가할 때, 원활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100억원 가까이 투자하려는 계획을 가졌다는 의미다. 그러나 7월 중반 시작했던 하이마트 온라인몰 개편 사업은 약 3개월 만에 중단됐다.
하이마트 측은 “온라인쇼핑몰 리뉴얼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추가로 발생해, 이를 검토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프로젝트 진행을 일시적으로 멈춘 상황”이라며 “쇼핑몰 리뉴얼은 의견이 수렴되면 재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이마트 온라인몰에선 가전제품뿐 아니라 생활·주방용품, 골프, 육아·도서 등 신선식품과 패션·뷰티를 제외한 거의 전 분야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커머스 업계서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 재정비와 온라인 채널 강화 양축으로 경쟁력 제고에 나섰으나 양 채널 계획 모두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사실 하이마트는 올해 들어 실적과 주가가 모두 하향세다. 하이마트 주가는 최근 3개월간 24%가 빠졌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주가 하락을 금리인상 등 거시경제 영향으로만 치부하기엔 실적도 ‘흐림’이다.
하이마트 지난 1분기 매출은 8412억원으로 5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0.2% 감소, 영업이익은 2억51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9.2%나 줄었다.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마트 3분기 영업이익가 매출액 역시 전년동기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마트 불황이 장기화되면 롯데쇼핑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규진 SK증권 연구원은 “하이마트는 국내 가전 시장 침체로 당분간 실적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롯데그룹 전반에 퍼진 위기감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롯데그룹은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 불이행(디폴트) 여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롯데그룹 지배구조는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건설로 이어지는데, 강원도 레고랜드 채권 채무불이행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최대주주 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에 약 6000억원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지주 등 주가가 급락, 사흘만에 시가총액 1조4400억원이 감소했다. 롯데그룹 전반으로 부담이 확대되는 분위기에 롯데 계열사들도 비용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러한 와중에 하이마트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역시 재검토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 측은 현재 롯데케미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유동성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 이어지면서 2022년 기대 배당에 비해 롯데지주 배당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는 해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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