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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K스토아 ‘라방’에 일반인 모델?…평범한 그녀들의 도전

이안나
김판수 SK스토아 커머스사업1그룹장과 헬렌카렌 퀸 일반인 모델들
김판수 SK스토아 커머스사업1그룹장과 헬렌카렌 퀸 일반인 모델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일상의 변화는 도전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SK스토아가 선발한 ‘헬렌카렌 퀸’들이 이를 증명한다. 헬렌카렌은 SK스토아 패션 자체상품(PB) 브랜드다. 이 PB브랜드 모델은 유명 여배우나 외국인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반인이다.

헬렌카렌 퀸은 TV쇼핑 주요 고객층 40~60대 일반인 지원자 120명 중 6명을 선발했다. 경쟁률은 약 20대1. 지난 8월 발대식 진행 후 SK스토아는 선발자 거주지 인근 버스정류장에 광고를 게재했다. 이후 모델들은 퍼스널 컬러 진단 등을 포함한 스타일링, 숏폼 영상 제작 등 수업을 받았다.

지난 19일 헬렌카렌 퀸 중 김광옥·김지영·최지현 씨 3인은 SK스토아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 ‘손설형의 뷰티패스 헬렌카렌 특집전’에 일반인 모델로 참여했다. 시청자들이 판매 상품을 잘 살펴볼 수 있도록 신상 의류를 직접 입고,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들도 살펴봤다.

홈쇼핑 주 고객층이 TV시청에 그치는 수동적 고객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헬렌카렌 퀸으로 활동 중인 60대 김광옥 씨는 전업주부이며 6인 모델 중 가장 연장자이기도 하다. 그가 모델 선발에 지원할 수 있었던 건 평소 자주 이용하던 SK스토아 모바일 앱에서 공고를 봤기 때문. 라이브 커머스에 대한 편의성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40대 모델로 선발된 김지영, 최지현 씨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각각의 경험을 쌓았다. 김지영씨는 ‘부캐(부캐릭터)’ 양성이 취미일 정도로 다이빙·생존수영강사·화장품 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23년간 요식업에서 종사한 최지현 씨도 최근 모델 활동과 함께 의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살아온 환경과 모델로 지원하게 된 배경은 모두 다르다. 공통점이 있다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용기가 있었다는 점. 물론 카메라 앞에 서서 자연스럽게 모델 활동하는 게 처음부터 쉬웠을 리 없다. 기습질문엔 엉뚱한 대답이 나가기도 하고, ‘내가 입은 옷 판매율이 가장 저조하면 어쩌지’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헬렌카렌 퀸 활동을 통해 “한 번 더 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SK스토아 본사에서 헬렌카렌 퀸 3인을 만나 모델 활동이 일상에 가져온 변화에 대해 인터뷰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광옥·김지영·최지현씨
사진 왼쪽부터 김광옥·김지영·최지현씨
Q. 헬렌카렌 퀸은 어떤 경로를 통해 알게 됐고, 지원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광옥) 평소 SK스토아 앱 VIP 회원일 정도로 자주 접속하다보니 모집공고가 눈에 띄었어요. 주부도 도전할 수 있더라고요. 멋지고 아름답게 나이 들고 싶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김지영) 코로나19 기간 밖에 못 나가니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시작하게 됐어요. 활동 중에 헬렌카렌 일반인 모델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했고, 평소 꿈꿔왔던 모델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용기 내 응모하게 됐습니다.

(최지현) 사실 제가 직접 공고문을 본 건 아니에요. 가게에서 대화 중에 친구가 헬렌카렌 모집 소식을 알려주면서 같이 지원하게 됐어요. 친구가 이미 모델 활동을 하고 있어서 저도 관심을 가지게 됐고 예전 피트니스나 모델 활동을 해봐서 카메라에 좀 친숙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원했습니다.

Q. SNS 채널도 지원조건에 포함됐는데, 어떤 콘텐츠를 올리시나요. 이색 경력은?


(김지영) 평소 내 취미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성장 스토리와 사진들을 꼼꼼히 준비했습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세계여행 추억을 기록했고요. 물 속 아름다움을 가까이 보고 싶어 가족 모두 프리다이빙 취미를 갖게 됐는데, 자녀 안전을 책임지며 생존수영강사가 또다른 직업이 됐어요. 지금은 손주들을 위해 아이돌보미 과정까지 마무리했는데, 도전하는 모습에서 큰 점수를 준 것 같아요.

(최지현) SNS 활동을 약 10년 전 시작했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모티브를 하나 갖고 있었는데 평범하지만 ‘엣지’ 있게 가자는 것이었어요. 두 아이의 엄마이고 그냥 식당 자영업자로만 보일 수 있는데, 평범한 일상에서 감각적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실천했던 것 같아요. 친화력 있고 평범하지만 ‘그 안에 비범한 무언가가 있나 봐!’ 생각하도록요.

(김광옥) 경력 같은 건 없어요. 그런데 헬렌카렌이 모던하고 클래식한 콘셉트를 강조하는데 제가 지향하는 라이프스타일과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SNS엔 관심 많은 테이블 세팅과 인테리어, 가족들과 외국여행 간 사진을 주로 올립니다.
Q. 스타일링·화보 촬영 등 여러 교육을 받은 소감은?

(최지현) 처음엔 재밌게 놀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은 좀 더 전문적이었고 열정 넘치는 프로들이 많았습니다. 라이브방송은 촬영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는데, 평소 겁먹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생방송이다보니 긴장했어요. 방송은 조금 더 진중하게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교육 중엔 특히 퍼스널컬러 교육이 인상적이었는데 평소 제가 강렬한 이미지로 생각하고 어울리는 스타일을 고수했거든요. 알고보니 정반대였어요. 스타일을 바꾸자 바로 다음날 따뜻한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김광옥) 한달에 두 번 정도 모여 퍼스널컬러나 릴스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것들을 재밌게 배웠습니다. 오기 전엔 긴장도 많이 하고 다른 모델들과 나이차가 나니 걱정도 있었는데, 여기 오면 연예인이 된 느낌을 받고 가서 자부심도 생겨요. 특히 전 모델 경력이 전혀 없으니 유튜브나 잡지 같은 것 보면서 집에 삼각대를 두고 사진도 찍어보면서 연습했어요.

(김지영) 다른 사람이 봐주는 내 모습이 영상과 사진으로 정리돼 나오니 완벽해 보이고 연예인이 된 것 같았어요. 많은 인원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리해줘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고요.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저도 콘셉트가 주어지면 다른 방송이나 화보들을 보면서 포즈나 눈빛까지 찾아보며 연습했습니다. 아직 뭐가 맞는지 확신은 안 서지만 헬렌카렌 고급스런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보일 수 있도록요. 일반인 모델이긴 하지만 일반인처럼 나오길 원하지 않았어요.
Q.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평소 이용하나요? 의류 모델로 출연한 소감은 어떤가요?

(김지영) 1인 미디어 시대라는 걸 실감하고, 평소 라이브방송도 자주 보고 쇼호스트로도 공부하며 활동하고 있어요. 의류모델은 해본 적 없어 예쁘게 표현 안 되면 어쩌지? 내가 입은 옷이 안 팔리면 어쩌지? 하는 기대반 설렘반으로 임했습니다. 방송에 들어갔는데 카메라가 너무 많아 어디를 쳐다봐야 하는지 모니터를 계속 확인하고, 댓글창에 올라오는 글들도 놓치기 싫어 살펴봤어요. 제가 답해주고 싶은 질문도 올라오더라고요.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사실 매일하고 싶을 정도로 재밌었어요.

(김광옥) 모델이라는 수식어도 사실 익숙지 않은데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찍게 돼 전날 잠을 못 잤어요. 내색 안 하려고 신경을 많이 썼죠. 제가 입은 울니트가 잘 팔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 옷을 입고 어딜 가면 좋을까요?’하는 질문에 백화점에 가고 싶다고 말하곤 ‘아차’ 싶었어요. 사람들 많은 곳에 입고 가고 싶은 정도로 예쁜 옷이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최지현) 생방송이라고 해서 긴장을 많이 했어요. 실수도 많고 어눌한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저도 옷을 입고 어디를 가고 싶냐는 질문에 ‘클럽’이라고 답하고 얼굴이 화끈해졌어요. 하지만 저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사람들과 소통을 했다는 것에 기분이 매우 좋아요. 요식업만 하던 평범한 사람이 도전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모델 활동을 하면서 더 열심히 하고 싶어졌어요. 누군가도 저처럼 자기애·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Q. 다음 헬렌카렌 퀸으로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지현) 회사에서 전문적으로 교육을 해줘서 저도 성장했고 가슴 속에 있던 꿈을 시늉이 아닌 완성형으로 경험하게 됐어요. 지금까진 모래성 같은 느낌이 강했거든요. 헬렌카렌 모델 활동을 계기로 의류 사업이나 홍보 모델 등 제안을 받게 되면서 이 교육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또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좋은 언니 동생들을 만난 것도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김지영) 모델 활동 계기로 CF모델과 쇼호스트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상이나 사진을 남기고 나니 연기 욕심도 나고요. 다른 분들에게 꼭 도전하고 그 기회를 잡으라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저같은 일반인도 했으니 누구나 충분히 하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김광옥) 저같이 전업 주부였던 사람도 용기를 갖고 지원하게 되면 이런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용기를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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