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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유료 구독모델만이 답일까?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성장이 지체되고 사업자들은 ‘유료 구독모델만이 기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됐습니다.”

뉴 아이디의 박준경 대표는 2일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개최된 ‘2022 차세대 미디어 주간’ 방송·미디어 미래전략 컨퍼런스에서 “북미에서 운영되고 있는 OTT 서비스만 60여개다. 이들 가운데 20%의 서비스만이 100만명 이상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강신규 연구위원과 JTBC 미디어정책담당 임석봉 실장, 뉴 아이디의 박준경 대표 등이 발표자로 나선 가운데 글로벌 OTT 시장 경쟁 격화에 따른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생존·혁신 전략들이 공유됐다.

◆ 판매보단 경험에 중점…IT기술 접목된 신유형 광고

살균 스프레이 제품을 광고하고 싶다. 인공지능(AI)이 시청자가 더러움을 느낀 장면이나 장소를 찾아 PPL을 자동으로 합성한다. AI를 이용한 자동 PPL 합성 솔루션을 적용한 광고 사례다.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강신규 연구위원은 콘텐츠 사업자의 핵심 수익원인 광고와 관련, 이런 새로운 유형의 광고 상품들에 대해 말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 PPL 합성 솔루션 외에도 메타버스 광고, 디지털 휴먼 활용 사례들을 소개했다. 최근 광고와 IT기술의 접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기술들이 광고와 만나 광고의 형질을 바꾸고 있다는 설명이다.

강신규 연구위원은 “이제 광고는 직접적인 판매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라며 “브랜드 상품과 관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이 동반되고 이용자가 광고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관계 중심 활동으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용자의 소비 여정에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경험 단계를 추가함으로써 잠재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는 넷플릭스, 스핀오프 콘텐츠 제작하는 디즈니+

JTBC 미디어정책담당 임석봉 실장은 국내외 OTT별 콘텐츠 전략에 대해 공유했다. 먼저, 넷플릭스의 경우 거점 국가 중심의 콘텐츠 전략를 가져가고 있다고 봤다. 동시에 ‘캣 버클러’ 등의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통해 게임사업을 시도하며 구독자의 취향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광고형 요금제 출시도 데이터 확보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됐다고 임 실장은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디즈니의 지적재산권(IP)에 기반한 스핀오프(Spin-off) 콘텐츠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쟁자인 넷플릭스와 비교해 오리지널 콘텐츠는 적지만, 방대한 양의 원천 스토리를 스핀오프 콘텐츠로 재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사가 서로 다른 전략을 내세워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결국엔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재원이 뒷받침돼야 함을 강조했다.

임 실장은 “아마존이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 작품인 ‘힘의 반지(The ring of power)’를 편당 800억 비용을 들여 제작하고 있는 가운데 HBO 역시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편당 280억원을 들인 ‘왕좌의 게임’의 프리퀼 작품 ‘하우스 오브 드래곤’을 공개했다”라며 “우리나라가 콘텐츠를 잘 만드는 나라고, 글로벌 경쟁에서 좋은 성과들을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모 면에선 경쟁하기 버겁다”고 지적했다.

◆ 광고 보면 무료…성장하는 FAST 시장

이어진 발표에서 뉴 아이디의 박준경 대표는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를 제시했다.

FAST는 광고를 보면 무료로 볼 수 있는 ‘광고형 VOD(AVOD)’를 스트리밍하는 서비스다. 국내에선 FAST에 대한 인지도가 낮지만, 유료방송 요금이 비싼 해외 시장에선 새로운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받아왔다. 국내와 비교해 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유료방송 요금은 대략 8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광고를 보는 대신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 가능한 FAST 채널에 대한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선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TV제조사 역시 FAST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삼성TV플러스’와 LG전자의 ‘LG채널’이 대표적인 FAST 플랫폼이다.

뉴 아이디는 이런 FAST 플랫폼에 채널사용사업자(PP)·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콘텐츠를 하나의 FAST 채널로 제공하는 중개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삼성TV플러스(삼성전자)·LG채널(LG전자)·프리비(아마존)·로쿠 채널(로쿠)·플루토TV(파라마운트) 등에 FAST 채널을 공급하고 있다.

박준경 대표는 “TV가 케이블·IPTV·위성을 보기 위한 도구로 남길 원하지 않는 TV제조사와, 갈 곳 잃은 TV광고주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FAST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라며“FAST는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는 신규 매출원이자, 글로벌 OTT의 새로운 수익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차세대 미디어 주간’은 방송·미디어의 최신 산업동향과 미래전략을 공유하고, 국내외 산·학·연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과기정통부가 주최하는 방송·미디어 분야 대표행사로, 오는 4일까지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된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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