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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홍보 글에 ‘이태원 참사’ 해시태그… 밝혀진 반전 [디지털 & 라이프]

양원모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대전 모 가구업체가 이태원 참사 당일 추모를 빌미로 자사 트위터 계정 오픈을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맞았다. 알고 보니 누군가 업체를 사칭해 올린 게시물이었다.

이태원 참사로 전국이 충격에 휩싸여 있던 지난달 30일. 대전 유성구 A 가구 아웃렛 이름을 단 트위터 계정에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트윗(글)이 올라왔다.

트윗에는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사망자분들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그리고 트위터 계정 오픈 기념 이벤트 중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웃는 표정의 이모지가 추가돼 있었다.

트윗 밑에는 검색 노출을 노린 듯 “이태원”, “이태원압사사고”, “대전가구” 등의 해시태그가 달려 있었다. 누가 봐도 참사를 이용해 업체를 홍보하려는 듯한 게시물이었다.

해당 글은 곧장 논란의 중심에 섰다. “참사를 홍보에 이용하고 싶느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하지만 A 아웃렛의 대처는 상식 밖이었다. 추가 트윗을 올리고 “나는 기부금이라도 전달할 계획인데 당신들은 뭘 할 거냐”, “욕해도 타격 하나도 없다” 등 비아냥대며 이용자들을 조롱한 것이다.

A 아웃렛을 향한 욕설, 분노의 트윗이 빗발치던 그때. 생각지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A 아웃렛 사장’ B씨가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트위터 계정을 만든 것이다.

B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다. 이태원 사건을 빌미로 기념 이벤트라는 말도 안 되는 글을 올려 피해를 보고 있다. 우리가 올린 게시물이 아니라는 점 말씀드린다”며 해명에 나섰다.

B씨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당시 B씨는 잠을 자고 있었다. 참사 소식 자체를 알 수 없었던 것. B씨는 “우리 매장은 이런 말도 안 되는 홍보로 장사하고 사업하는 그런 사업체가 아니”라며 “(사칭 계정을 상대로) 고소장을 작성해 제출했다”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고소 효과는 확실했다. 사칭 글이 올라온 같은 날, 익명의 트위터 이용자는 문제가 된 계정을 삭제하고 “A 아웃렛을 사칭해 홍보를 가장한 욕을 먹을 만한 글을 작성해 A 아웃렛에 피해를 줬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내 잘못임을 100% 인정하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반드시 죗값을 받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네티즌들은 사칭이 A 업체에 앙심을 품은 사람의 소행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A 업체는 지난달 31일 경찰서를 찾은 영상을 올리고 “마음이 아프다. 범죄는 반드시 잡힌다”며 “응원해준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양원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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