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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FTX발 코인 시장 쇼크, 웹3.0 미래와는 별개

박세아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 트위터 갈무리
샘 뱅크먼-프리드 FTX 최고경영자(CEO) 트위터 갈무리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최근 가상자산업계가 폭풍의 눈 한가운데 섰다. 지난 여름 루나사태가 업계를 한차례 초토화한 이후, 이번에는 FTX발 위기가 크립토윈터의 매서운 바람을 상기하고 있다.

FTX거래소는 최근 글로벌 1위 거래소 바이낸스가 인수하겠다고 선언한 지 단 하루 만에 의사를 철회한 곳이다. 앞서 바이낸스는 가지고 있던 FTX 거래소 자체 코인인 FTT가 부실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고, 시장에 대거 내놓겠다고 밝혔다. FTX가 FTT를 담보로 달러를 대출받고, 다시 FTT를 매수하면서 가격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터졌기 때문이다.

이는 곧바로 FTX 유동성 위기와 함께, 뱅크런으로 이어졌다. 바이낸스가 시장경색을 막기 위해 인수에 나섰지만 포기했다. 사실상 긴급 자금을 수혈해 줄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FTX는 파산선고나 다름없는 상황을 겪고 있다. 이 사태로 인해 비트코인은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하루 새 120조원이 증발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리먼브라더스 사태라고 칭할 만큼,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세계 2위 대형 거래소였던 FTX가 하루아침에 영업이 정지될 수 있다는 상황은 코인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가뜩이나 루나 사태로 가상자산시장 법규제가 이제 막 만들어지기 시작한 상황에서, FTX까지 연이어 터지면서 업계 자체가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여기에 국내 코인 중 대장주로 꼽혔던 위믹스까지 상장폐지 위기를 겪으면서 가상자산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분위기도 감돈다.

미국이 물가를 잡기위해 강력한 금리인상 빅스텝에 나서면서 은행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고 있고, 위험 자산인 코인보다 은행이자를 받겠다는 결심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때문에 예치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두나무는 상호출자제한집단 지정 이후 1년 만에 제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요한 것은 코인 투자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웹3.0 시대와 결부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는 막 태동하기 시작한 시장이어서 불안하기는 하지만, 여느 시장처럼 처음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온 코인 생태계가 정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부실코인은 사라지고 건실한 생태계는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흥망성쇠를 필연적 속성으로 하는 코인 투자시장과는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 자체 가치에 대해 주목해야 할 때다. 블록체인 기술은 투명성과 탈중앙화를 근간으로 한다. 이러한 기술적 특성은 소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웹2.0에서의 생태계가 블록체인 기술로써 이익을 재분배할 수 있는 웹3.0이라는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웹3.0은 하나의 거대집단이 아닌 개인이 자신의 활동을 토대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세상을 추구한다. IT서비스 기업인 LG CNS와 같은 곳도 기존 사업에서 블록체인 메인넷 사업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를 찾고 있다. 통신사, 현대자동차 등 기업은 코인 흥망성쇠와는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 대체불가능한 토큰(NFT)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새로운 생태계가 코인시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코인도 그중 일부로 바라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기술을 받아들이는 시장과 제도가 성숙함과 동시에 웹3.0이라는 혁신, 이어 다수의 건전한 코인 프로젝트도 생겨날 것이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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