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오늘밤(24일) 월드컵 특수 놓칠라…쿠팡이츠, 배달파업에 프로모션 맞대응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오늘 밤(24일) 10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우루과이와 맞붙는다. 손흥민 선수 출전 가능성이 높은 데다, 대한민국 첫 경기라 응원 열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배달앱들이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있지만, 배달노조 라이더유니온이 쿠팡이츠 파업을 선언했다. 쿠팡이츠가 배달기사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레 파업 대응 효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4일 라이더유니온은 카타르 월드컵 한국-우루과이 경기가 열리는 이날 쿠팡이츠에 대한 파업을 진행한다. 거리 응원 축소 등으로 집에서 응원전을 펼치는 ‘집관족’이 늘어남에 따라 배달주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라이더유니온 파업 참가 배달기사는 이날 쿠팡이츠 배달 호출을 일체 받지 않기로 했다.

라이더유니온 파업에도 이용자는 쿠팡이츠를 통해 배달 주문을 할 수 있다. 쿠팡이츠 배달 라이더 중 라이더유니온 소속 조합원만 파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라이더유니온이 밝힌 바에 따르면 조합원 수는 약 3000명 수준이다. 배달 업계가 전국 배달기사 수를 약 2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파업이 ‘배달대란’ 사태까지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전체 배달원 수에 비해)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그리 많지 않아 실질적으로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며 “배달 노조에는 라이더유니온 말고도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등이 있어 라이더유니온이 모든 배달기사 의견을 대변한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쿠팡이츠는 경기 시작 전 수요가 몰리는 시간에 배달기사 대상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한다. 쿠팡이츠는 이날 오후7시에서 오후 11시 사이 배달 7건을 마친 배달파트너 기사에게 9500원 추가 배달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때 일부 배달기사들이 파업에 참여하더라도, 프로모션 혜택을 받으려는 다른 배달기사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쿠팡이츠로 유입될 수 있다.

실제 배달 종사자 커뮤니티 ‘배달세상’에서 일부 가입자들은 “파업을 한다고? 그럼 긴급미션(추가 배달료 지급 행사)이지, 투잡러(부업 배달기사)들 출동”, “24일 쿠팡배달 다 제껍니다. 쿠팡 미션 성공하고 콜이 넘치겠군요. 열심히 쿠팡 타고 (수익)기록 세워 봅시다” 등과 같은 댓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물론 축구경기와 연계한 배달기사 프로모션은 쿠팡이츠 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도 진행한다. 배달의민족도 배달 주문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 맞춰 실시간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요기요는 요기요익스프레스 기사 대상으로 이날 오후 8시~11시 주문 건당 1000원 추가 배달비를 지급한다.

‘월드컵 특수’를 얻고 소비자 편의를 위해 시행하는 프로모션이지만, 쿠팡이츠는 배달기사 프로모션으로 자연스럽게 파업에 맞대응하는 효과까지 얻게 된 것이다.

다만 쿠팡이츠 고객들이 전체 파업으로 오인해 다른 배달 플랫폼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파업이 쿠팡이츠 브랜드 평판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이처럼 서비스 운영에는 크게 지장이 없더라도, 이용자 유출로 이어질 경우 경쟁사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월드컵 기간 추가 배달료 지급 행사로) 쿠팡이 이번 파업을 꼼수로 넘길 수 있겠지만, 배달노동자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업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서비스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될지 아닐지는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파업을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쿠팡이츠 입장에서는 평판 측면에서 큰 부담”이라며 “파업이 서비스 안정성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게 되면 이용자도 쿠팡이츠를 떠나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로 이동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최근 배달 플랫폼 이용자 수는 전반적으로 하락세에 있다. 특히 요기요와 쿠팡이츠 경우, 하락폭이 가파르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3사 MAU는 ▲배민 1992만9281명 ▲요기요 667만4641명 ▲쿠팡이츠 364만6516명이다. 3개월 전에 비해 각각 1.3%, 12.2%, 12.9% 하락했다.

한편, 라이더유니온과 쿠팡이츠는 지난해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양측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9월 조정중단 결정을 내렸다. 라이더유니온은 쿠팡이츠에 ▲기본배달요금 인상 ▲단체교섭 성실 참여 ▲배차체계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기본배달요금 인상과 관련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달비 인상은 이용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인 음식점주에게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이용자와 상점, 배달기사, 배달플랫폼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때”라고 말했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