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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엔터에 ‘선택과 집중’…IP 발굴 본격 싸움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국내 게임업계가 지식재산권(IP) 경쟁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원천IP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엔터 분야 영향력을 넓히는 중이다. 게임사마다 엔터 사업을 끌고 가는 모양새는 다르지만, 게임과 콘텐츠 IP 간 융합 시너지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공통적이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대중성이 돋보이는 IP가 나올 수 있는 시장으로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꼽고 음악, 공연, 방송, 뉴미디어 등 여러 방면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가장 탄력을 받은 곳은 최근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투자를 단행한 컴투스다. 컴투스 미디어 계열사인 위지윅스튜디오가 제작·투자하고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이 제작한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인기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드라마는 최근 방영된 8회에서 분당 최고 시청률 23.7%를 기록하고, 화제성 종합순위 1위를 지켰다.

컴투스가 취득한 SM 주식은 99만여주로 전체 지분의 4.2%에 이른다.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18.46%), 국민연금공단(7.81%), KB자산운용(5.12%)에 이어 SM 4대 주주다. 컴투스는 K-콘텐츠 글로벌 시장 확대는 물론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폭넓은 비즈니스 협업을 펼치게 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넥슨도 과감한 투자로 엔터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넥슨은 5억달러를 들여 루소 형제가 설립한 독립 영화 제작 스튜디오 아그보(AGBO)스튜디오 총 지분 49.21%를 확보했다. 아그보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 어벤져스 시리즈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을 연출한 이력을 갖고 있다.

넥슨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도전은 고(故) 김정주 창업주의 꿈이기도 했다. 오웬 마호니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 3월 “김정주 창업주의 꿈을 대신 이루기 위해 넥슨을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넥슨은 ‘넥슨 필름&TV’라는 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등 자체 IP를 엔터테인먼트 측면으로 바라보고 영화나 TV 콘텐츠 등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동시에 신규 IP 물색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넥슨은 장항준 감독의 신작 영화 ‘리바운드’ 제작 참여 소식도 전했다. ‘리바운드’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농구를 향한 열정으로 꿈에 도전하는 부산 중앙고 농구부 학생들의 이야기다. 넥슨은 청소년 꿈과 열정을 북돋기 위해 제작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은희 작가가 시나리오 작업을 마쳤으며 내년 개봉을 목표로 디렉팅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넷마블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스튜디오드래곤과 손잡았다. 넷마블 기대작 ‘아스달 연대기’는 넷마블과 스튜디오드래곤의 첫 번째 합작 프로젝트다. 특히 넷마블은 스튜디오드래곤과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시즌2부터 공동 제작을 확정해 진행 중이다.

원작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를 무대로, 서로 다른 전설을 써내려가는 영웅들 서사를 그린 드라마다. 게임 아스달 연대기는 원작의 탄탄한 세계관을 확장하고, 넷마블의 노하우를 더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개발되고 있다. 넷마블은 드라마 작가진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시즌1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지역, 부족, 게임만의 설정을 추가하고 원작의 세계관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편, 팬덤 플랫폼을 개발해 아티스트를 향한 글로벌 ‘팬심’을 공략해왔던 엔씨소프트는 다른 시선으로 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 매각에 나섰다. 지난 2020년 유니버스는 하이브 산하 위버스컴퍼니의 ‘위버스’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디어유 ‘버블’에 이은 후발주자로 출범했다. 엔씨는 플랫폼 및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자회사 클렙이 유니버스를 이끌 콘텐츠를 담당하는 식이었다. 매각설이 나온 배경에는 아티스트 섭외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막대한 시간과 비용에 따라 게임사 태생에서 오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꼽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가 선택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결국 킬러콘텐츠 면모를 갖춰야만 성공을 좌우한다”며 “각 게임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측면을 바라보고, 보다 디테일한 전략을 펼쳐야 게임사 본업 외 엔터 진출이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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