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거래액만 7800조원…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오면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7800조원과 0원.
지난 2014년 첫선을 보인 애플페이는 올해로 출시 8년, 곧 9년 차에 접어든다. 국내에서는 아직 서비스되지 않지만 글로벌에서 애플페이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연간 결제액만 6조달러(약 7868조4000억원) 이상으로, 비자 다음으로 2위다.
그렇지만 국내 애플페이 결제액은 ‘0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애플페이는 국내에 상용화된다는 소문은 매번 등장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애플과 현대카드가 손을 잡으면서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약관 심사를 마치고 현재 국내 신용정보법 등에 저촉되는 소지가 있는지 법률 검토를 받고 있다. 예상 도입 시점은 2023년 상반기다.
애플의 금융 서비스는 미국을 무대로 다양하게 확장 중이다. 애플페이뿐만 아니라 아이폰을 단말기처럼 이용해 결제하는 ‘탭투페이’,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레이터(Later)’ 등을 공개하고 일부 사업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셀피글로벌이 유일하게 탭투페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애플페이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면 물살을 타고 탭투페이와 애플페이 레이터까지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소비자의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물론 한계도 분명하다.
애플페이가 도입된 후에도 몇 년 간은 사용자가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유는 두 가지다. 현대카드와 애플이 1년간 독점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1년 동안은 현대카드-아이폰 이용자만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보급률이 10%에 불과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두 가지 모두 해결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이 소요되겠지만, 이를 달리 말하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다.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자.
1년 독점 계약이 해지된 후 더 많은 카드사가 애플페이 서비스를 내놓고, NFC 단말기 보급률이 높아지는 상황일 것이다. 이 경우 앞서 언급했듯 국내 소비자의 선택폭은 크게 높아진다.
애플페이의 도입으로 삼성페이 등 타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경쟁력 악화가 언급되곤 한다. 그렇지만 무조건 애플페이가 삼성페이를 밀어내는 구조라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페이는 이미 NFC 결제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삼성페이의 사용성이 확장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NFC 결제만 지원하는 구글의 구글페이가 국내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 이전부터 비판적인 시각과 긍정적인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뚜껑을 열어 보면 알 일이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멀리 보면 소비자 선택지 확대와 시장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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