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원소스 멀티클립…CJ ENM이 미디어시장서 살아남는 법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바야흐로 K-콘텐츠의 르네상스다. 2022년 K-드라마는 할리우드에서 메인장르로 통하는 휴먼드라마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최근엔 ‘솔로지옥’ 등 K예능프로그램들도 인기를 모으며 K-드라마에 국한됐던 영상콘텐츠 포트폴리오가 확장됐다.

19일 CJ ENM 상암센터에서 진행된 ‘CJ ENM 컬처TALK’ 행사에서는 올 한해 디지털 트렌드 결산과 2023년 트렌드 전망이 이뤄졌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서 CJ ENM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도 공유됐다.

◆ 할리우드서 K-드라마 인정…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주목'

‘키워드로 요약하는 올해의 미디어 산업-콘텐츠 트렌드’의 노가영 작가는 이날 “킹덤·스위트홈 등 K드라마는 할리우드에서 소위 ‘B급장르’라고 하는 좀비물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 이름을 알렸다”라며 “최근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소년심판’ 등 할리우드에서 메인장르로 통하는 휴먼드라마로도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한 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가져온 콘텐츠 시청방식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한산·비상선언 등 블록버스터를 특정 OTT에서만 볼 수 있는 이른바 ‘OTT 블록버스터 시대’가 왔다고 그는 봤다.

노 작가는 “쿠팡플레이는 한산·비상선언 등 블록버스터의 독점 배급으로, 경쟁 OTT에서 발생한 매출의 총합을 독점했다”라며 “동일한 시간, 동일한 콘텐츠를 이젠 OTT에서 본다. 거실TV가 OTT로 대체되는 순간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작가는 2023년 콘텐츠 키워드를 12개로 정리했다. ▲K-콘텐츠 ▲광고품은 OTT ▲K예능 ▲유튜브 예능 천국 ▲숏폼 전성시대 ▲코믹 숏무비 스케치 코미디 ▲K웹툰 ▲K스토리 ▲서브컬쳐 ▲콘솔대란과 이스포츠 ▲소셜 메타버스 ▲버츄얼 인플루언서 등이다.

특히 그는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에 주목하면서 “앞서 창업주가 절대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기에 의외였다. 결국 플랫폼의 과잉 공급으로 고객의 주머니를 계속 건드리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구독경제가 정답인 것처럼 활동했던 플랫폼들은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광고를 품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하나의 소스로, 여러 버전 클립 제작…"소비자 시점에서 콘텐츠 제작해야"

이 가운데 콘텐츠의 범람 속 CJ ENM이 생존하기 위한 전략도 공유됐다. 하나의 소스에 대한 클립을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 여러 채널로 유통하는 ‘멀티 채널 전략’이다. 멀티 채널 전략을 통해 다양한 취향을 가진 그리고 다양한 채널들을 구독하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CJ ENM 유승만 디지털운영사업국 국장은 “같은 영상이지만 어떤 시선으로 봤냐에 따라 편집점이 다르며, 디지털 환경에서는 어떤 콘텐츠가 선택 받을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라며 “1분 내외의 콘텐츠는 길이가 짧은 만큼 확산도 매우 쉽고 빠르게 이뤄진다. 유튜브 쇼츠를 통해 만들어진 영상이 단기간에 모든 플랫폼으로 확산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1% 미만 시청률로 론칭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방영 4주차에 들어서면서 시청자 제작 콘텐츠 1648개, 주간 조회수 2억회를 달성했다. ENA가 공식적으로 만든 클립은 30개에 불과했던 가운데 소비자가 생산활동에 직접 참여한 결과다.

CJ ENM 김석현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 본부장은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CJ ENM의 콘텐츠는 신기하게도 ‘코미디 빅리그’였다”라며 “디지털 시대에선 공급자 마인드가 아닌, 소비자가 보고싶은 방식대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