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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기로 선 K-OTT 속속 해외로…글로벌 전략 가동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성장 둔화에 직면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글로벌 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꾀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활로를 개척해 신규 가입자를 확보하고 규모의경제를 구현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2위 OTT 플랫폼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는 지난 22일 미주 지역 OTT 플랫폼 ‘코코와’ 인수를 확정짓고 글로벌 진출 계획을 밝혔다.

코코와는 웨이브아메리카(옛 코리아콘텐츠플랫폼)가 운영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2016년 지상파3사는 코리아콘텐츠플랫폼을 합작 설립했고, 이후 웨이브의 모회사인 SK스퀘어가 지난해 이 회사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웨이브아메리카로 변경했다. 웨이브는 이번 인수로 웨이브아메리카의 지분 총 40%를 확보하게 됐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와 지상파3사가 이미 지분을 갖고 있던 웨이브아메리카를 웨이브가 직접 인수한 것은 의미가 크다. 미주 지역에 기반을 둔 OTT 코코와를 통해 웨이브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하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코코와는 현재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주요 미주지역 30여개국에 K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당초 웨이브는 국내에서 가입자 기반을 쌓은 뒤 동남아 시장을 거쳐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단계별 해외진출 로드맵을 갖고 있었다. 지난해 동남아 7개국 해외 여행객 대상 서비스인 ‘웨이브고’를 출시한 것도 동남아 현지 진출의 포석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업계획이 지연되면서 미국 직진출로 전략을 전면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 관계자는 “코코와 인수로 웨이브가 글로벌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은 물론 콘텐츠 공조 및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1위 OTT인 티빙도 글로벌 진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티빙은 독립법인 출범 1주년 행사자리에서 “2022년 일본·대만을 시작으로 2023년 미국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올해 이뤄졌어야 할 일본·대만 진출은 늦어지고 있다. 글로벌 OTT 시장 성장 둔화로 계획 수정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티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인 ‘파라마운트+’와 제휴 협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파라마운트는 티빙 오리지널 ‘욘더’에 공동 투자, 파라마운트+를 통해 전세계에 선보인 바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실제 티빙의 해외진출 전략을 돕고, 콘텐츠 공동 제작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OTT 플랫폼들이 잇따라 글로벌 진출 전략을 세우는 이유는 ‘생존’ 때문이다. 국내 OTT 시장 규모는 한정돼 있고, 글로벌 OTT의 한국 시장 진출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토종 OTT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K-콘텐츠의 힘을 빌어 해외 진출로 활로를 넓혀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OTT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고 해도 지속성장이 가능한 수준의 산업 규모는 아닌 데다 국내 OTT들은 이미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고 있다”면서 “유료 가입자를 많이 확보해야 지속적으로 수익이 들어오고 그만큼 투자를 늘릴 수 있기 때문에,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다만 글로벌 OTT 경쟁이 하루하루 치열해지는 가운데 해외진출은 쉽지 않은 문제다. 또 다른 OTT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가 해외진출을 할 때는 단순히 K-콘텐츠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콘텐츠를 현지화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훨씬 더 많은 투자와 전략적 접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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